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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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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죽아'에 이은 '얼죽신'

2024-08-08 18:12

조회수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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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얼죽신'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는 들어봤어도 얼죽신은 생소한 분들도 계실텐데요. '얼어 죽어도 신축아파트'라는 의미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구매력이 높은 젊은 세대, 이른바 MZ들이 준공된 지 오래된 아파트보다 신축 아파트, 적어도 5년~10년 가량 된 준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실제로 최근 서울 은평구 내 준신축 아파트를 매수한 한 지인은 서대문구의 한 정비사업예정지 내 준공 20년 이상 아파트를 '영끌 매수'했다가 최근 처분하고 갈아탔는데요, 정비사업지 아파트다 보니 이른바 '몸테크'를 해서라도 버텨보려고 했지만 대출 이자와 집 수리비 등을 합쳐보니 나가는 돈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두리 지역이지만 좀 더 깨끗한 주거 상태를 지닌 아파트로 이사를 한 것이죠. 
 
한국부동산원에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준공 5년 이하 신축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5.8을 기록했습니다.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 지수인 93.7보다 2.1포인트 높았습니다.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6월 가격을 100으로 놓고 비교하는 지수인데요, 쉽게 이야기해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신축단지가 구축 아파트보다 인기가 더 많젋다는 뜻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몇년 전만 해도 구축 아파트 인기도 꽤 높았습니다. 더군다나 정비사업 예정지에 위치한 아파트라면 가격도 만만찮았죠. 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정비사업 지연 사례 등이 언론에 여러차례 보도되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구축 아파트를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급지 구축 아파트에서 더 가격이 저렴한 지역의 신축으로 옮기는 경우뿐 아니라 그 반대의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주거비용이 더 급격히 증가하게 되는데요, 돈을 더 들여서라도 신축 아파트가 주는 편의성을 누리겠다는 겁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MZ세대는 고진감래가 아닌 고진고래(고생 끝에 고생이 온다)를 더 믿는 경향이 있다"며 "미래의 재테크를 위해 낡은 집에서 고생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얼죽신' 현상은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도시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속될 전망입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미래보다는 현재를 살고, 부모세대처럼 궁색하게 살고 싶지 않다는 욕망을 주거 시장에서 발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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