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룹사의 '수소 드림 2030 로드맵' 비전을 통해 발표한 55조원 시장 선점에 나선 겁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14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을 통해 핀란드 기업 '컨비온(Convion)'을 7200만 유로(107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컨비온은 지난 2012년 설립된 회사로, 고온의 수증기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水電解)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HD한국조선해양이 오는 2040년으로 예상 중인 ‘수소 추진 선박’ 시대를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수소는 전세계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탈탄소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입니다. 수소 에저니는 산소와 결합해 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전기를 생산합니다. 여기에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겁니다. 친환경 전환을 준비 중인 기업들에겐 미래 사업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등에 따르면, 수소연료전지 및 수전해 시장은 육상 발전을 중심으로 매년 평균 30%씩 성장, 2023년 2조5000억원에서 2030년 17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사용이 본격화되고 수전해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2040년에는 시장 규모가 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수소연료전지 자회사인 HD하이드로젠은 그룹의 연료전지 사업을 총괄하며 국내 발전·선박용 전지 사업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인수한 회사 컨비온은 연료전지 기술 개발과 유럽 내 사업을 진행합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고의 청정에너지 기술로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HD현대의 조선 사업부문 외 에너지 부문과 건설기계 부문 기업들 역시 수소 활용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룹에서 건설기계 사업을 영위 중인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달 8일 500킬로와트(kWe)급 청정수소&분산발전용 고효율 발전기 시스템을 국산화 개발하고 실증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습니다. 같은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HD현대건설기계는 14톤(t) 수소 휠 굴착기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5톤급 수소지게차 4대의 건설기계부품연구원 공급은 이들 회사의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진행했습니다.
정유화학 계열사인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1년 4000억원 투자하며 액화천연가스(LNG)와 블루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에 나선 바 있습니다.
HD현대와 컨비온 CI. (사진=HD현대)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