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서평택 인근 서해안고속도로. (사진=뉴시스
평택-제천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을 반복적으로 느꼈습니다. 미세한 흔들림이었지만 불안감을 느끼기 충분했습니다.
처음에는 공기압 문제인가 싶었습니다. 공기압 문제로 바퀴에 펑크가 난 경험이 있어, 공기압부터 확인했지만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그냥 차량에 문제가 있는 건가라는 의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차량이 흔들릴 때마다 공통점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도로 노면에 미끄럼 방지를 위해 새긴 홈들이 있을 때마다 차량이 흔들렸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터널 내부에서도 흔들림이 지속됐습니다.
차량 흔들림이 있을 때마다 서행했고, 사고없이 돌아와서 차량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확인해봤습니다. 그러던 중 8년 전 기사를 하나 보게 됐습니다. 제목은 <고속도로 '미끄럼 방지 홈' 불량시공에 차량 '흔들'>이었습니다.
2015년에 개통한 평택-제천 고속도로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원인은 미끄럼 방지 홈이었습니다. 차량 주행과 같은 방향인 세로로 있는 미끄럼 방지 홈들이 타이어 패턴과 맞물리게 되는데요. 이때 홈의 간격이 고르지 못하거나 선이 비뚤어지면 차량 흔들림이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불량 시공으로 인한 흔들림인 셈입니다.
그런데 기사를 보면 이 문제는 201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에 도로공사는 개선을 약속했지만, 문제의 공법은 여전히 그대로이고 시공 불량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당시에 도로공사 엄정지사는 "크게 문제가 없는…문제가 완전히 없다기보단 주행 쾌적성이나 이런 거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도"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된 검색을 해보면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미끄럼 방지 홈에서 차량 흔들림을 느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고속주행이 많은 지역에서 곡선과 직선 구분없이 미끄럼 방지 홈을 적용할 경우 차량 흔들림의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매년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시정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고쳐지지 않은 문제들이 많습니다. 국회가 국감 기간 제기한 문제들에 대한 사후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