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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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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 없는 경영

2024-09-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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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옵티칼 노조가 LG디스플레이에 ESG 지침 이행을 요청하는 모습. 사진=이재영
 
한국옵티칼의 먹튀 논란이 초 장기화 되고 있습니다. 노조원이 고공농성을 벌인 지 오래됐습니다. 올 여름 극심한 무더위로 사망자 마저 생겼는데 이 폭염을 어떻게 견뎠는지 생각만 해도 안타깝습니다. 일본 니토덴코가 국내에 있는 공장 중에 한 곳에 있는 일감을 다른 곳에 옮기면서 한 곳은 문을 닫았습니다. 문닫은 곳은 화재가 나기도 했던 공장입니다. 이 공장은 화재지원금을 받았었기 때문에 다른 외국인투자기업 지원 정책과 함께 먹튀 논란도 일으켰습니다.
 
공장은 패널 부품을 만드는 곳입니다. 원청은 국내 LG디스플레이입니다. 니토덴코는 노조의 원성이 심하자 LG디스플레이가 주문량을 줄인 탓이라고 해명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 적자가 심했기 때문에 주문량 감소는 수긍이 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같은 물량을 다른 곳에서 처리하며 그 다른 공장은 실적이 호전됐습니다. 결국 인적 구조조정만 한 셈입니다. 노조에선 노조가 조성된 공장만 문을 닫았기 때문에 노조 혐오가 원인 아니냐고도 주장합니다. 진의가 어떻든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노조는 LG디스플레이가 나서 해결해달라고 요청합니다. 니토덴코가 부당해고를 한 것이라면 ESG를 역행한 것이 되고 LG디스플레이가 약속했던 국제 지침을 어긴 것이 되니까요. 유럽 등지에서 ESG는 점점 의무화되고 그 대상은 원청 대기업의 협력사의 노동문제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현대차도 비슷한 협력사의 분쟁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원청인 현대차가 나서 중재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등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공장 자동화로 일자리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사안입니다. 전기차 전환만 해도 내연기관차보다 인력이 덜 필요한 게 기정사실입니다. 그런 구조적인 문제를 완만한 출구전략을 통해 최대한 마찰 없이 해결해 나갔음 하는 바람입니다. 업황이 부진해 일감이 감소하더라도 곧바로 인력을 자르는 행위는 지양해야 합니다. 적자를 감수하고서도 인력을 품고 가면 뒤에 노사는 더 끈끈해집니다. 이를 통한 성공사례도 과거에 있었습니다.
 
당장 적자가 나는 것을 못견뎌하는 경영진의 조급함이 문제는 아닌지 씁쓸할 따름입니다. 그러니 더욱 ESG를 강조해온 국제사회가 규범을 강제하며 엄격해지는 게 아닐까요.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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