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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htengilsh@etomato.com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2번째 경기도 웃게 되길

2024-09-10 10:03

조회수 :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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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0:0
 
스코어를 보자마자 저의 첫 반응은 웃음이었습니다. 전 국민을 경악게 한 팔레스타인전이었습니다.
 
예상을 못 한 스코어였습니다. 대략 감을 잡아보자면 무실점 대승을 하는 게 디폴트에 가까운 전력 차였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큰 대승의 기준처럼 돼버린 8:0 정도를 해도 그렇게 이상할 건 없었습니다. 팔레스타인 감독이 괜찮고 공격수가 유럽 리그에서 뛴다고 하니 1골 정도 먹힌 채로 대승하는 그림도 나올 가능성이 조금은 있었습니다. 수비력이 비판을 받을지언정 말입니다. 거기다가 경기는 우리나라 홈이었습니다.
 
사정이 있어서 경기를 보지 못하고 스코어만 확인했는데 저런 결과가 나오니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이강인과 손흥민이 이강인의 슈팅이 막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 후로 세상 많은 것들은 존재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대체 어떤 경기였길래 스코어가 저리 나오는지 궁금했지만 답답하고 화가 나서 차마 하이라이트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유튜브 알고리즘이 알아줬는지 2분짜리 하이라이트가 떴습니다. 평소에는 2분짜리 하이라이트가 아무짝에도 소용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보다도 쓸모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팔레스타인에 1:0으로 질 뻔하기도 했으니, 경기력은 정말 참담해 보였습니다.
 
그냥 저 정도 전력 차의 팀에게 0:0이면 이런저런 말을 갖다 붙일 거 없이 그냥 못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는 대한축구협회(축협)가 홍명보 감독을 임명한 절차적 하자를 팔레스타인같이 객관적 전력 차가 벌어지는 팀과의 결과로 덮을 것이라는 예상이 중론이었습니다.
 
그 중론마저도 깡그리 엎어버리는 경기였으니 지금 대표팀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암담한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바닥 밑에는 지하가 있다는 말이 참말이었습니다.
 
9월10일 오만전은 원정에서 치릅니다. 오만의 객관적 전력은 팔레스타인보다 강합니다. 심기일전해서 응했으면 합니다. 태국전도 홈에서 치렀을 때는 비겼는데 원정에서 대승한 것처럼, 이번에도 그리됐으면 합니다.
 
모순되는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축협을 위시한 현 체제가 바뀌었으면 하면서도 월드컵에는 나갔으면 하니까요. 오만전 때도 웃었으면 합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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