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을야구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0개팀 중 대부분의 팀은 올 시즌 10여경기 정도를 남겨놨는데요. 가을야구에 진출할 팀의 윤곽도 어느 정도 잡혔습니다.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 LG트윈스가 상위권을 형성한 가운데 4위와 5위를 놓고 나머지 팀들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밌는 점은 1위 KIA와 2위 삼성이 가을야구의 정점에 있는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확률이 높다는 점입니다. KIA는 한국프로야구 최다 우승팀(11번)이고, 그 뒤를 삼성(8번)이 잇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두 팀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문 중의 명문인데요.
지난달 11일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입니다. (사진=뉴시스)
최근엔 '달빛 시리즈'란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라이벌 구도도 여전해 매 경기 엄청난 관중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 두 팀은 여러 면에서 라이벌로 꼽힙니다. 지역적으로는 영호남 대결, 기업으로는 재계 순위 1, 2위 기업의 대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선 KIA와 삼성이 1, 2위 경쟁을 펼치며 과거 1980년대 해태-삼성의 라이벌 구도를 재연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3년 KIA타이거즈의 전신인 해태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맞대결에서 해태가 우승한 이후 두팀은 31년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적이 없습니다.
야구 인기가 절정인 올 시즌 만난다면 역대 최고의 흥행 매치가 될 전망입니다. 올 시즌 시청률 순위에서 KIA가 1위 삼성이 4위를 기록 중이고, 관중 순위에서도 지방구단 중 삼성이 1위 KIA가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인기팀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이한 점은 지난 17년간 한국시리즈에서 지방팀끼리 맞붙은 적은 없었다는 점인데요. 이번에 KIA와 삼성의 경쟁이 펼쳐지면 2006년 삼성과 한화의 대결 이후 18년 만의 지방팀 간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이 성사됩니다.
KIA가 선두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결국 최고의 흥행 카드로 꼽히는 두 팀의 한국시리즈 성사 여부는 결국 삼성에 달려있습니다. 삼성이 2위를 확정한 이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LG트윈스 또는 다른 팀과의 대결에서 승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