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홈런과 도루를 각각 30개 이상 기록하는 타자는 '호타준족의 상징'으로 꼽힙니다. 타자로서 파워도 있고, 발도 빠르다는 겁니다. 이러한 타자가 있다면 투수는 상대하기 힘듭니다. 홈런을 맞을까 두렵고, 주자로 나가 있으면 언제 도루할까 신경 쓰입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리그에 홈런과 도루를 30개 이상 기록한 선수가 있습니다. 단순히 홈런과 도루를 많이 한 게 아닙니다. 최소 경기로, 최연소 타자로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KIA타이거즈의 김도영 선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주인공은 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KIA타이거즈의 김도영 선수입니다. 특히 오타니는 30-30을 넘어 40-40을 기록했습니다. 그것도 최소 경기로 말입니다. 40-40은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 기록이지만 최소 경기(126경기)만에 40-40을 이룬 선수는 오타니 밖에 없습니다. 40-40 달성은 아시아 선수로도 처음입니다.
더욱 놀라운 건 아직 29경기나 남겨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30일 기준 오타니의 홈런과 도루 개수는 42홈런-42도루 입니다. 각각 8개씩 더하면 전인미답의 50-50 클럽에 들어서게 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50홈런과 50도루를 한 시즌에 모두 도달한 선수는 아직 없습니다.
사실 40-40도 놀라운 기록입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아직 40-40을 이룬 타자가 없고,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2015년 당시 NC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가 47홈런-40도루로 유일한 40-40 클럽 가입자로 남아 있습니다.
여기에 1명 더 한국 프로야구리그에서 40-40을 노리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김도영입니다. 김도영은 현재 30일 기준 34홈런-36도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20경기가 남아있는 시점에서 홈런 6개, 도루 4개만 더 기록한다면 한국 선수 최초로 40-40 클럽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김도영은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 최소 경기(111경기), 30-30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1996년 당시 현대유니콘스 박재홍의 최연소 기록을 2년 단축했습니다.
사실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에서 이 2명의 선수가 올시즌 MVP가 될 가능성도 가장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생각하지만, 경기를 보는 재미는 타자에게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오타니와 김도영이 두 리그 역사에서 새 이정표를 세우길 기대해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