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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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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정론직필의 자세로 취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KFA 나라에 살고 있는 정몽규 회장

2024-09-2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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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현안 질의를 마친 후 아쉽다는 말을 거듭했습니다. 이날 문체위 현안 질의는 10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이어졌는데요. 정 회장과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한 집중포화가 쏟아졌습니다.
 
클린스만 사퇴 이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 질문과 질타가 계속됐는데요. "그만두라"는 압박과 4연임 도전 반대, 증인의 날선 비판과 의원들의 호통 질타 속에서도 정 회장은 큰 동요없이 담담하게 할 말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례적으로 정 회장은 현안 질의를 앞두고 A4용지 6장 분량의 편지를 작성해 문체위 위원들의 책상 위에 올려뒀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벌어진 일과 관련해, 국회에서 직접 설명을 드리게 된 것에 대해서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그동안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우리 사회의 논란과 오해를 불식시키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는 선발하지 않은 지원자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만일 애플이나 엔디비아의 유능한 직원이 삼성전자나 LG전자를 지원할 경우 지원자의 신분이나 구체적 면접 내용은 당연히 대외비로 처리됩니다. 이것은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공기업이나 정부 인사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논의 과정에서 지원자들이 어떤 장단점이 있었다든가, 순위가 몇 번째였다든가는 당연히 알려지지 않은 것이 예의고 상도의입니다. 단지 합격자만 발표될 뿐입니다. <중략> 
 
문제는 편지에서도 반성보다는 해명하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정 회장은 비단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문제만 오해가 있고, 다른 부분에서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새입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구협회 노동조합 성명서와 커뮤니티 등을 종합해 정몽규 회장이 물러나야 할 10대 이유로 △ 승부조작, 비리축구인 사면파동 △ 정몽규 집행부 독선·무능력·무원칙 △ 무전술 클린스만 선임 문제 △ 황금세대, 아시안컵 4강 탈락 △ 클린스만 100억원 위약금 논란 △ 40년 만의 올림픽 진출 실패 △ 홍명보 감독 선임과 절차 문제 △ 회장 4선 연임 논란 △ 협회 사유화 △ 한국 축구발전 저해 등 총 10가지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이날 참고인으로 참석한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의 축구팬들의 불편한 부분을 제대로 긁어줬습니다. 박 위원장은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는 게 맞구나,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라며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원 눈치도 보지 않는다. 정치가 개입하면 FIFA가 월드컵에 못 나오게 할 거라는 겁박을 하면서 국회의원 눈치도 안 본다.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이 많은 문제를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이 구조와 닫혀진 조직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현안질의를 보며 정 회장이 KFA라는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박 위원장의 이야기 처럼 정 회장은 눈치도 보지 않고, 현재 대한민국축구에 뭐가 문제인지 문제의식이 없고, 풀어나갈 능력도 없어 보입니다.
  • 표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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