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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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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2024-07-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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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국민을 위해 정치한 적이 없다. 나를 위해서 했지. 추악한 세상을 견딜 수 없는 나를 위해, 불의한 이들의 지배를 받을 수 없는 나를 위해서."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이 화제입니다. 죄 지은 사람이 부끄러워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주인공 설경구의 목표는 오로지 '개혁'입니다. 정치개혁, 경제개혁, 검찰개혁, 재벌개혁. 
 
놀랍게도 국무총리인 주인공이 했던 세상을 바꾸기 위한 첫 걸음은 현직 대통령 시해였습니다. 개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셈인데요. 
 
"거짓을 이기는 것은 진실이 아닌 더 큰 거짓"이라는 말처럼 주인공은 온갖 권모술수로 정적을 하나씩 제거해 나갑니다. 급기야 자기 자신마저 제거하기에 이릅니다. 정적을 살인자로 몰아가기 위한 함정인 건데, 분노가 자신을 집어 삼키다 못해 하얗게 불태우는 느낌이었습니다. 개혁을 위해 심지어 자신을 도구로 삼는 주인공. 괴물이 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무엇을, 누구를 위한 개혁이라는 의문마저 들었습니다. 
 
설경구의 정적인 김희애 역시 개혁을 위해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입니다. 그녀가 처음 발을 들인 곳은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이었는데요. 운동권 동지인 남편이 무능한 탓에 비리에 계속 엮이게 됩니다. 그러나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의 욕망 때문임을 깨닫게 됩니다.
 
드라마가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정당 관계자들도 관심있게 시청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현실 정치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하다는 얘기가 있지요.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를 앞두고 흑색선전이 격해지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한다며 상대 후보 또는 상대 진영에 칼날을 겨눕니다. 상대는 청산해야 할 과거, 탄핵해야 할 대상이 되고 후보들은 오직 자신만이 우리나라를, 정치를, 경제를 바꿀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나오는 연금개혁, 의료개혁, 검찰개혁까지 수많은 개혁이 붙은 구호들. 심지어 개혁신당까지 등장했는데요. 개혁이라는 허울 좋은 문구 뒤에 숨은 개혁의 칼날은 정녕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모두가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 각자의 '생존'을 위해 '정의'를 이용하는 건 아닌가하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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