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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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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상여지급 잇따라…일장일단

임직원 책임의식 제고는 장점

2023-04-26 16:08

조회수 : 4,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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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최근 자사주 상여지급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 및 IT직종 개발자 구인난 등 인재확보 어려움 때문에 상여지급이 부쩍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같은 자사주 처분 방식은 임직원 책임의식을 제고하는 장점이 있지만 단기 실적에 치중하게 되고 소위 자사주 부활 논란이 생기는 등 단점도 부각됩니다.
 
26일 각사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87억여원어치 포스코홀딩스의 스톡그랜트(자사주 인센티브 지급)가 이슈화된 이후 이달 들어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증시에서 뜨거운 종목인 에코프로비엠이 13억여원어치 상여 지급을 결정했습니다. 계열사인 에코프로에이치엔도 4억여원 자사주를 회사 연구개발 혁신가 등에게 교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SK 제32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모습. 사진=SK
 
현대차도 9억여원 자사주를 임원 인센티브로 지급합니다. 또 SK텔레콤 3억여원, SK하이닉스 27억여원, SKC 22억여원 등 SK 계열사들이 각각 자사주 상여지급을 결정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달 32억여원어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보유했던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대차만 올들어 이번 처분 전까지 자사주 소각을 동시 진행한 것이 확인됩니다. 현대차는 해당기간 61만1370주를 처분하면서 213만6681주는 소각했습니다. 처분은 자사주 의결권이 부활하고 특정 주주에게 이익이 집중되지만 소각하면 모든 주주가 공통 효과를 누립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주가가 급락했던 2020년 1분기에 정부가 시장안정화조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한도를 한시적으로 완화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자사주 취득이 급증했고 보유했던 주식을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에서 2022년 상반기까지 이뤄진 자사주 직접취득 공시에서 취득목적으로 주가안정을 제시한 경우가 85.6%로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처분목적은 공시 건수 기준으로 임직원 성과보상이 34.5%로 가장 많아 취득목적과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자기주식 취득과 처분에 관한 규정은 자기주식 공시를 기회주의적으로 활용하는 행위를 완전히 방지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진다”며 “대다수 국가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한 이후 즉시 소각하며 보유하더라도 처분 시 신주발행에 준하는 행위로 간주해 엄격하게 관리하는데 국내 규정은 유연한 편이다.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 중 소각되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자사주가 보유되거나 기업 재량에 따라 다양한 목적으로 다시 처분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요즘 주가가 떨어지고 있으니 부양하기 위해서도 자사주를 사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임직원에게 처분하면 자사주 의결권이 부활되는데 우호지분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상여지급은 장단점이 있는데 단점이 더 많다고 본다. 주주 비례적 이익을 침해하는 월권행위”라며 “일반주주한테는 이익이 전혀 돌아오지 않고 회사 내부에서만 공유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소각이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본래 자사주는 2011년 상법 개정 이전에는 취득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었습니다. 예외적으로 주식소각, 합병 또는 영업전부 양수, 단주처리,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에만 허용됐습니다. 하지만 상법 개정 후 취득이 전면 허용되면서 재벌 승계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등 자사주 매직 논란이 불거져 재차 규제 법안들도 쏟아졌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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