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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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줏대 없는 의결권 자문사들

2024-03-26 16:35

조회수 :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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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봉. 사진=연합뉴스
 
올해 주주총회는 뜨겁습니다. 기업으로선 경영권 분쟁이 말썽이지만 다채로운 장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거수기가 대부분이었던 국내 주총이 바뀐 모습입니다. 국내 상장사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선도 바뀌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논쟁거리가 없다는 건 경영이 안정적이란 의미지만 의사결정구조가 투명하지 않음도 반증합니다. 그러니 거꾸로 왁자지껄한 게 코리아디스카운트 해결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해외 자문사들이 거수기 같은 결론을 내려 신경쓰입니다. 분쟁소지가 많았던 주총 안건들에 대해서 해외 자문사들이 찬성의견을 냈습니다. 요즘 반대자문이 있었는지 따져보고 싶을 정도로 드뭅니다.
 
정작 논쟁이 많은 상황에서 유독 찬성표를 고집하는 이유가 뭔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반대할 만한 사유에도 찬성의견을 내니 말입니다. 국내 정부로부터 독립성 논란이 있는 국민연금조차 기업가치훼손이력이 있는 이사 선임 안건은 반대표를 던집니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그러니 코리아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해, 혹은 선진적인 스튜어드십코드를 따르기 위해 그런 방침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글로벌스탠다드로 군림하는 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기업가치훼손이력이 있는 이사 선임 안건을 거르지 못합니다. 기계적인 판단이 아닌가 의심마저 듭니다.
 
왜냐면 기업가치훼손이력이 있는데도 찬성의견을 냈다면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 막무가내식 찬성이라고 비판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가치훼손 이력이 있는지 몰랐는지, 알아도 찬성할 이유가 있는지 선진 자문이라면 마땅히 설명해야 합니다. 해외 자문사들이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꼴입니다. 
 
그러니 국민연금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도 나무랄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은 근래 기업가치훼손이력이 있는 이사를 거르지 않고 반대합니다. 하지만 과거 의결권 행사 이력을 보면 찬성한 사례도 눈에 띕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의사결정 이전에 연금으로부터 주총 안건에 대한 설명자료를 받습니다. 그래서 자료에 기업가치훼손이력이 적시되지 않았다면 수탁위원들이 몰라서 찬성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연금이 의도적으로 자료를 부실하게 만든다는 의심마저 야기합니다. 연금에 대한 관치논란, 독립성 문제 지적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해외도 국내도 논쟁의 여지가 없는 안건에 대해선 일관성 있는 판단을 해야 합니다. 그것을 바라는 것은 글로벌스탠다드가 아닌 건전한 시장 형성을 바라는 사회 일반 여론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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