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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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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조끼만 입어야 하나

2024-07-25 12:34

조회수 :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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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끼와 머리띠.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노조 궐기에 조끼와 머리띠가 빠질 순 없죠. 최근 삼성전자(005930) 노조가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서면서 궐기대회를 했는데요. 검은 옷을 입은 조합원들의 머리엔 붉은 머리띠가 둘러져 있었습니다. 조끼는 빠졌네요. 노조는 꼭 조끼와 머리띠를 해야하는 것일까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조직한 단체가 노조입니다. 통상 노조는 투쟁의 화신으로 인식됩니다. 특히 임금 인상안을 두고 사측과 노조의 갈등이 극에 달합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 이유도 성과급 문제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3일 전삼노와 삼성전자 사측은 파업 후 첫 임금교섭에 나섰지만 합의에 실패했는데요. 전삼노는 29~31일 간 집중교섭을 제안했습니다.
 
궐기와 투쟁의 화신이 사용하는 무기는 조끼와 머리띠입니다. 노조의 상징과도 같은 조끼와 머리띠지만 세대가 변했습니다. 노조의 궐기와 투쟁을 보면서 호감을 갖는 저연차 직장인들은 많이 없습니다. 한 정책금융기관 노조는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젊은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보여지는 것에도 신경을 쓰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조가 가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오래된 관습을 답습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격한 투쟁은 과거엔 통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반감만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조끼와 머리띠 역시 같습니다. 산업은행 노조 현 집행부는 지난해 금융위원회 앞에서 첫 집회를 가졌는데요. 당시 정장을 입고 간 집행부에게 "노조 집행부라는 것은 드러낼 수 있는 옷차림이어야 하지 않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합니다. 산은 노조는 이후 야구 점퍼를 맞춰 입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젊은 노조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늘 부르던 노래가 아닌 뉴진스의 노래로, 머리띠나 조끼가 아닌 정장이나 야구점퍼로요. 투쟁이나 궐기의 강도가 강해지는 것이 아닌, 본연의 목적을 위해서 언제든 크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조가 됐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굳이 조끼만을 고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 요즘 시대에 맞는 노조 의상 없을까요?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에 돌입한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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