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라는 말은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해외 여타의 나라처럼 자원이 많거나 산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이 노동력 효과적으로 발휘하고 기술을 통해 부국을 이뤄야 하는 처지입니다.
한국 경제의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이 말은 최근의 지표를 봐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출 역꾼이라고 불리는 산업의 두 축이 있는데요. 바로 반도체와 자동차 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 성장에 수출이 80% 이상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수출을 통한 국내 생산 유발 효과는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보다 자동차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무역협회는 '2023년 수출의 국민 경제 기여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작년 우리나라 수출이 생산·부가가치·고용 유발에 크게 기여하면서 한국 전체 경제 성장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수출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1.17%포인트로, 지난해 경제성장률(1.36%)의 86.1%를 수출이 이끌었습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한 비중도 2020년대 들어 가장 높은 35.7%에 달했습니다. 수출의 생산 유발액은 2020년 이후 연평균 7.4% 증가해 작년 1조200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지난해 품목별 생산 유발액은 자동차가 2313억달러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 뒤로 반도체(1434억달러), 기초화학물질(774억달러), 석탄 및 석유제품(764억달러) 순이었습니다.
총수출이 국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부가가치율도 64.6%로 2022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2022년 한국의 부가가치 유발액 1위 품목은 반도체였지만, 지난해에는 자동차의 부가가치 유발액이 659억달러로 반도체(622억달러)를 상회했습니다.
2023년 기준 국내 전체 취업자 2842만명 중 수출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취업자는 483만명으로 전체의 17.0%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지난해 수출 1백만달러당 취업 유발 인원은 7.6명으로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22년의 7.3명을 넘어섰습니다.
자동차, 일반목적용 기계 등 경제 파급 효과가 큰 품목의 수출 호조로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산업 및 고부가가치 산업의 육성을 통해 우리 경제 성장의 보루인 수출의 고도화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입니다.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