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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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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향한 이복현의 칼날

2024-08-2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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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사업 시너지 극대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주주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두산로보틱스에게 두산밥캣과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7월 24일 이후 두 번째 정정 요구인데요. 이복현 금감원장이 연일 로보틱스와 밥캣 합병을 두고 날카로운 발언을 이어가며 두산그룹은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11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 분할 후 두산로보틱스에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두산그룹의 캐시카우로 불리는 밥캣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로보틱스에 들어간다는 소식으로 주주들은 분노했습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일명 '두산밥캣 방지법'을 발의하며 두산그룹의 주주가치 훼손을 지적했습니다.
 
금감원도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로보틱스는 '합병',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금감원이 연달아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는데요. 정정 요구 뿐 아니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나서서 합병에 대해 꼬집었습니다. 첫 번째 정정 요구 이후 이 원장은 지난 8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조금이라도 미비한 점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현한 이 원장은 "과거 합병 비율 등을 보면 대부분 나라는 공정가치를 평가하고 있다"며 "시가 합병보단 공정가치를 평가하도록 하고 (주주) 불만이 있는 경우 사법적 구제를 요청하든지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28일에는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연구기관 간담회'를 열고 "합병이나 공개매수에서 지배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금융당국의 수장이 특정기업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정부가 내세운 '밸류업' 정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직접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은행이나 증권사가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강한 스탠스는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최근 이복현 원장은 상법 개정과 배임죄 폐지론 등 금융권을 넘어선 이슈에까지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더욱 이목이 쏠립니다. 밥캣과 로보틱스를 향한 날선 지적으로 두산그룹은 셈법이 복잡해졌을 텐데요. 금감원의 제동으로 다음달 25일 예정된 로보틱스와 밥캣의 주주총회 일정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증권신고서가 금감원에 접수 되어야만 지배구조개편안을 임시 주총에서 표결로 부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이 '무한 정정' 요구를 이어갈지 결정이 주목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시스)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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