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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법조계 "상고법원 도입 vs 대법관 증원" 설전(종합)

"대법관 처리 사건 3천건..상고심구조 개편해야"

2014-09-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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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상고법원 도입에 대한 법조계 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뜨거운 공방이 오갔다.
 
24일 대법원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고제도 개선 공청회'에서는 업무 폭주로 대법원의 본래 역할과 기능 수행이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상고법원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대법관의 다양화와 증원으로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갈렸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정선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대법원은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고 법원의 본질적인 역할은 법령 해석 통일과 판례 통일, 법의 형성과 발전"이라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최고 법원이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재판청구권과 권리는 훼손되기 쉬워질 것"이라며 "향후에는 국가 사법제도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한승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도 "상고사건 수는 올해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법원은 정책법원 기능과 권리구제 기능을 모두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한 실장은 이어 "정책법원 기능은 최고 법원의 본질적 기능이므로 대법원이 정책법원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가 끝난 뒤 지정 토론자들은 상고법원 도입의 필요성과 운영 방향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관이 처리해야 하는 사건이 3000건이 넘는다"며 "정책법원 기능과 권리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상고심 구조 개편에 공감한다. 대법원은 정책법원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여현호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현재 대법원 현황은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상고법원을 도입할 경우 상고 사건이 폭증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하급심 강화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등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다른 종합대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재화 변호사(대한변협 상고심개선연구위원)는 "대법원은 최종적인 권리구제 기능과 정책법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며 "정책법원 기능의 가장 필수 조건은 대법관 다양화"라고 밝혔다.
 
서봉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6부장검사는 "상고심 운영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 검사는 "법조계와 법학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이 참여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상고심 제도 개편 방안으로 검토 가능한 여러 방안 중 어떠한 방안을 채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과거 시행된 여러 가지 제도들의 실제 성과 등을 바탕으로 충분한 여론수렴을 거쳐 주권자인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30분까지 열린 공청회에는 박병대 법원행정처장과 이상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위언장, 이진강 전 대한변협회장, 서보학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24일 대법원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고제도개선 공청회에서 사회 각계 전문가들이 바람직한 상고제도 개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사진제공=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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