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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검찰, '극단 선택' 경비원 폭행 혐의 주민 구속기소

피해자 허위 고소 등 무고 추가…총 7개 혐의 적용

2020-06-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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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도록 한 주민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주민은 보복 폭행, 협박과 함께 피해 경비원을 허위로 고소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 정종화)는 아파트 경비원 최모씨에게 상해·협박 등을 가한 입주민 심모씨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보복상해·감금)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심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상해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보복상해·감금·보복폭행) △강요미수 △무고 △협박 등 7개에 이른다.
 
검찰에 따르면 심씨는 지난 4월21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있는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최씨가 삼중 주차돼 있던 자신의 승용차를 손으로 밀어 이동시켰다는 이유로 최씨의 얼굴 등을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폭행당한 사실을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이를 알게 된 심씨는 같은 달 27일 최씨를 경비실 화장실까지 끌고 간 후 약 12분간 감금한 채 구타해 전치 3주의 종아리 골절 등 상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감금과 상해의 범행 후에는 최씨에게 사표를 쓰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괴롭힌다는 취지로 협박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최씨는 이에 응하지 않아 심씨의 혐의는 강요미수에 그쳤다.
 
심씨는 최씨에게 사표를 쓰라고 협박한 후 최씨가 아파트 관리소장 등에게 자신으로부터 멱살을 잡히는 등 폭행했다는 취지로 거짓말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면서 허위로 고소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와 함께 심씨는 지난달 3일 최씨가 자신을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을 알고 보복하기 위해 피해자를 또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그달 4일에는 최씨의 고소에 대해 자신도 최씨로부터 폭행당해 진단서를 발급받아 이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해당 내용과 상관없고, 발병일 등을 가린 채 촬영된 다른 진단서의 사진을 전송하는 등 협박한 혐의도 적용됐다.
 
최씨는 심씨의 폭행에 대해 4월28일 상해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지난달 10일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은 심씨에 대해 지난달 1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그달 22일 "증거인멸 우려와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달 29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를 진행한 검찰은 심씨가 최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실이 허위인 것을 밝혀내 무고죄를 추가로 인지한 후 병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북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피해자 유족에게 긴급 생계비 지원 등 경제적 지원을 진행했다"며 "다양한 형태의 갑질 범행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통해 고질적인 갑질 문제 근절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 폭행 혐의를 받는 입주민 심모씨가 지난달 22일 오전 영장심사를 받은 후 서울북부지법을 나와 경찰 호송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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