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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내복 여아' 사건, 친모 기소 가능성 낮아

법조계 “일부러 방치했다는 증거 부족해 보여”

2021-01-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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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한파 속 편의점에서 발견된 5세(만 4세) 여아 친모가 아동방임 혐의로 입건돼 기소가 관심을 끈다.
 
서울강북경찰서는 9일 A양 어머니 B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혐의로 입건해 소환조사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5시 40분께 A양이 길거리에 있다는 신고를 받고 주거지 인근 편의점에서 발견했다. 그날 강북구 기온은 영하 11.6도였다. 경찰은 A양을 친모와 분리해 친척집에 보냈다. B씨는 그날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해 집에 두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서울 강북구에서 내복 차림으로 발견된 5세 여아(왼쪽)가 편의점에서 시민의 도움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아동복지법상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면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이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유기는 아이를 보호하지 않고 버리는 적극적 행위, 방임은 의식주를 포함한 양육 등을 소홀히 하는 소극적 행위다. 형법은 나이가 많거나 어려서 보호할 의무 있는 사람을 유기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유기로 사람이 다치면 7년 이하 징역, 사망할 경우 3년 이상 징역이다. 경찰이 B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아동방임이다.
 
B씨에 대한 수사기관의 처분은 방임이 상습적인지, 의도적이었는지 판단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A양이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편의점 앞에서 울었다는 등 상습 방임을 의심케 하는 진술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B씨가 방임으로 신고된 이력도 없고 아이가 다친 흔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상습성과 고의성 여부를 따져봐야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만으로 기소도 실형도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인 장윤미 변호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만으로는 판단하기 애매하다”면서도 “비슷한 일이 여러차례 발생했다면 상습성에 대한 평가 요소가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B씨에 대한 유기 혐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기는 부작위에 의해 처벌하는 것인데, 아이에게 굉장히 안좋은 상황이 될 것을 예상하고 했다는 정도”라며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은 엄마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으려는 아이를 집에 두고 나갔다 해서 애매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검찰이 B씨를 유기 혐의로 기소할 경우 공소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부작위에 의한 유기가 인정될 경우에도 실형이 내려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변호사는 “부부 공동 범죄인 경우, 아이가 있다면 남편을 구속해도 아내는 더더욱 구속하지 않는다”며 “아이가 혼자 돌아다닌 정도만으로 실형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충윤 법무법인 해율 변호사 역시 "아동복지법에서 금지해 처벌하는 아동학대 중 아동방임에 해당할 소지가 존재한다”면서도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되거나 재판에 넘겨져도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처벌까지 하기에는 애매한 경우라는 설명이다.
 
이날 서울강북경찰서는 "이번 사건은 수사초기 단계로서 앞으로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며 "방임행위에 대한 수사와 병행해 해당 가정의 건강한 회복을 위한 지원방안을 유관기관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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