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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미·중 첫 정상회담…협력 강조했지만 팽팽한 기싸움

바이든,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대만 문제, 평화 유지 강조

2021-11-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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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첫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양국의 평화와 공존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국제 현안과 관련해선 신경전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뜻을 같이 하면서도 국제 사회의 '규칙'을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은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의 방식을 고수했고, 중국기업의 압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미중 정상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된 회담에서 갈등을 피하고 상호 공존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에 원칙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두 정상은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차례 통화를 주고받았지만 직접 대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정상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회담을 시작했지만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이내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의 목적은 양국 관계가 공개적인 충돌로 바뀌지 않게 하는 것이라면서도 중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공동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 했다.
 
그는 "(미중 관계는) 전세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우리 국민뿐 아니라 세계에 책임이 있다"면서 "이것이 모든 나라가 규칙에 의해 통치돼야 한다고 믿는 이유이자, 미국이 자신과 동맹의 가치와 이익을 옹호하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1월 16일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화상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자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서로 존중하고 평화로게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중·미가 각각 발전을 촉진하고 평화롭고 안정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읽힌다.
 
이후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선 보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뜻을 같이 하면서도 해법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백악관과 중국 관영 신화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시행해왔고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의 현상 변경엔 반대한다"며 "대만해협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우리(중국)는 인내심을 갖고 최대한의 성의와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의 비전을 이루려 하겠지만 만약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돌파하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의 진정한 현상과 하나의 중국 원칙의 핵심은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은 경제 문제를 정치화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발발한 무역분쟁을 두고 무역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온 것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미 경제무역의 본질은 상호 공영"이라며 "기업가는 비즈니스 얘기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양국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과 확대, 중국 기업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바다에서 항행하는 거선 2대"라며 "풍랑 속에 같이 나아가기 위해 양국은 키를 꼭 잡고 항로 이탈이나 속도 상실, 충돌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북한, 아프가니스탄, 이란을 포함해 지역적 핵심 도전 과제에 관한 관점도 교환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선 소개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으로, 16일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이 첫 화상회담을 앞두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미중 정상간 첫 화상회담은 중국시간 16일 오전 8시46분(미국 동부 시간 오후 7시46분)쯤 시작됐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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