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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히고 멈추고…현대차 수출길 '빨간불-노란불'

미국 IRA 적용…'북미서 조립' 요건 못 갖춰

2022-12-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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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의 해외 수출길에 빨간불이 켜졌다.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밀리는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 러시아 공장은 4개월 넘게 내수 수출 제로(0)인데다 유럽연합(EU)도 유럽판 IRA를 추진하며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연말 발표하려던 IRA의 '핵심광물 및 배터리 부품 조건'에 대한 세부지침 공지를 2023년 3월로 연기했다.
 
지난 10월 26일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사진 왼쪽부터)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호세 무뇨즈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건네준 잔을 들며 기공식 기념 건배를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앞서 미국은 IRA에 따라 지난 8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한 데 이어 2023년 1월1일부터는 핵심광물 및 배터리 부품 조건까지 충족해야 세액공제를 해 준다.
 
현대차·기아(000270)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아무리 차량이 뛰어나도 최대 1000만원에 달하는 가격 차이는 극복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전량 생산되는 아이오닉 5와 EV6를 비롯한 모든 전기차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차는 2025년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기존 몽고메리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할 방침인데 차종이 한정적이고 기아 EV9과 현대차 아이오닉 7은 2024년에나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보조금 공백이 불가피하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현재 현대차 미국 현지 공장에서 전기차 1차종 정도를 생산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며 "기존 케파(생산능력)가 꽉 차있어서 마냥 생산라인을 늘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현대차·기아는 미국에 3년간 시행을 유예해달라는 요구를 한 상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며 "우리가 완전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유연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벌써 아이오닉 5, EV6 미국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IRA에 특례조항을 넣기는 사실상 어렵고 유예라도 시키게 되면 불이익 받는 걸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엘라배마 공장.(사진=현대차)
 
현대차의 글로벌 5대 생산기지 중 하나인 러시아공장(HMMR)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 3월부터 생산이 멈췄다. 8월부터는 내수와 수출 물량 모두 0대다. 생산 재개 시점도 불투명하다. 분쟁 상황이 길어지는 데다 부품 수급이 이뤄지더라도 손익을 따져봐야 한다. 
 
결국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생산법인은 최근 감원에 착수했다. 현지 인력 중 2200여 명이 유급 휴무 상태였다.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 대부분이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현대차도 고심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차가 미국 IRA의 돌파구로 삼았던 유럽도 만만치 않다. EU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을 내년 1분기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희토류·리튬 등 전략적 핵심 원자재를 선정하고 EU 내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IRA과 비슷한 취지로, 유럽판 IRA로 불린다. 사실상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산 광물 비율이 낮은 공산품에 대해 추가 관세, 보조금 철회 등 차별적인 조항을 둘 경우 한국의 EU 수출 경쟁력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이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는 13만5408대를 기록했는데, 올 1~10월 판매량은 11만91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아이오닉 5와 EV6의 상승세에 아이오닉 6까지 더해지면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전기차 최다 판매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30년 기준 유럽 내 전기차 비중 목표를 미국(58%), 국내(36%)보다 높은 수준인 69%로 잡았다. 2035년에는 유럽에서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만 판매할 방침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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