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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헤어질 결심①)7년 후 물에 잠기는데…플라스틱 배출량 2.5배 늘어

지표면 온도 1도 이상 상승…'1.5℃' 무너지면 '기후 붕괴'

2023-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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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구글코리아에서 집계한 올해의 한국 최다 검색어 1위를 ‘기후변화’가 차지했다. 월드컵, 우영우, 이태원 참사를 모두 앞선 순위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기후위기는 후순위다. 한 여론조사에서 30년 내 해결과제를 꼽았을 때 기후위기는 1위를 차지했지만, 10년 내로, 1년 내로 좁히자 점점 뒤로 밀려났다. 심각성은 인식하지만, 당장은 아니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뉴스토마토>는 기후위기의 현재와 이를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변화를 알아봤다.<편집자 주>
 
지난 2020년 호주에서 캥거루 한마리가 산불을 피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모습. (사진=그린피스)
 
국제기구와 환경단체들은 기후위기가 더이상 ‘가까운 미래’가 아니라 눈 앞에 닥친 현실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발표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지표면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09℃ 상승했고,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2040년 안에 1.5℃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1.5℃는 2015년 파리협약에서 더이상의 변화를 막기 위해 탄생한 레드라인이다. 기후과학자 빌 맥과이어(Bill Mcguire)는 1.5℃ 레드라인이 무너질 경우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 붕괴(Climate Breakdown) 상황에 왔다고 강조한 바 있다.
 
IPCC 역시 1.5℃ 상승 시나리오에서 극심한 폭염과 가뭄, 폭우, 홍수 등 기상관측 사상 전례 없는 기상이변 현상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2℃ 상승 시 최소 2배, 3℃ 상승 시에는 4배 이상으로 전망했다.
 
그린란드의 평균 빙상 유실 속도는 1992~1999년보다 6배 빨라졌으며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01~1971년 대비 3배 가까이 빨라졌다. 반 년이나 계속된 호주 산불은 5억마리가 넘는 야생동물의 목숨을 앗아갔다. 더운 지방으로 유명한 미국 텍사스는 때아닌 한파와 폭설에 시달리고 있다.
 
그린피스 시뮬레이션에서 인천공항이 해수면 상승 등 기후위기로 인해 침수된 모습. (사진=그린피스)
 
무더위 늘고 침수 피해 증가…한국도 예외 없어
 
한국 역시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한국의 무더위 면적은 불과 9년 사이 두 배나 늘어났다. 지표면 온도가 8월 평균 30℃를 넘는 면적은 2011~2019년 국토의 27%로 2002~2010년 12%보다 크게 늘었다.
 
1년 중 30도 이상의 무더운 날이 처음 발생하는 날짜도 크게 앞당겨졌다. 지난 20년 사이 서울의 경우 10.6일이나 고온 도래일이 당겨졌고, 광주는 12.7일, 부산은 11.5일이나 된다. 무더위는 온열질환과 산업재해 등으로 직결되는 변화다.
 
이상기후로 해수면 상승이 계속되면 불과 7년 후인 2030년 국토의 5% 이상이 물에 잠기고 332만 명이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9년 10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린 해수면 상승 및 해안 홍수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린피스가 분석한 결과다.
 
피해는 국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경기·인천에 집중됐다. 경기도 고양시 26만2000명, 화성시 20만5000명, 안산시 18만3000명, 인천 남동구 18만2000명, 인천 서구 18만명 등의 예상 피해인구가 발생했다. 
 
서울도 강서 11만7000명, 양천 3만5000명, 송파 3만4000명, 구로 2만9000명, 강남 2만7000명, 영등포 2만3000명, 마포 1만7000명 등 피해가 막심하다. 이 시뮬레이션대로라면 김포공항, 인천공항, 인천항과 주요 발전시설은 불과 7년 후 완전 침수될 수 있다.
 
정상훈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지구온난화로 해안과 하천의 홍수가 잦아지면 국가기간시설의 기능이 마비되고 사회·경제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유례없는 홍수를 통해 알 수 있듯 이대로 간다면 기후위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페트병 등 플라스틱 재활용 폐기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1950~2015년 사이 200배 증가
 
플라스틱 폐기물은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인류의 오염물질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에서 2015년 사이 200배 이상 증가했다. 매년 3억50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버려지고 있다.
 
화석연료로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버려진 이후에도 썩지 않고 토양을 파괴한다. 미세플라스틱은 인체로 흡수돼 독성물질로 작용한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상당수는 바다로 버려져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일부에 그친다.
 
특히, 코로나 이후 비대면·배달 문화가 확산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도 급격히 증가했다. 생활계 폐기물 중 분리배출된 폐합성수지류(플라스틱)는 2015년 97만톤에서 2020년 251만톤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가정에서 배출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대부분은 식품 포장재다. 지난 2021년 841가구가 참가한 조사에서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의 78.1%가 식품 포장재였다. 뒤이어 14.6%를 개인위생용품이 차지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이 일회용 마스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가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플라스틱 규제 협약을 추진할 정도로 플라스틱은 인류의 위협 물질로 부각되고 있다”며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시민 일상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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