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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증권사 선물중개업 확대..벼랑 끝 선물사

4분기 최악 실적 불가피.."존폐여부 우려돼"

2013-05-2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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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공룡’ 증권사의 골목시장 진출에 선물업계가 울상이다. 최근 대기업 계열 증권사인 한화투자증권의 오랜 숙원이었던 선물업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선물사들의 시장 입지가 절대적으로 좁아질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증권사들의 선물업 진출 확대로 선물사들의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선물사의 존폐 여부까지 우려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은 이달 초 금융위원회로부터 장내파생상품 투자중개업 본인가를 받았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과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장내파생상품 투자중개업과 투자매매·투자중개업에 대해 예비인가를 획득, 본인가 취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선물업 진출을 위한 선물 테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인가 준비를 해왔다”며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의 본인가 과정이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절차상의 문제만 남은 것이어서 사실상 만반의 준비는 돼 있다는 설명이다.
 
새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장내파생상품 거래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증권사들의 선물업 진출 속도를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영업 인프라가 우수한 증권사들의 경우 선물업 진출과 동시에 시장 선점이 용이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금융위의 증권회사 파생상품업 인가 현황에 따르면 교보, 대신, 대우, 도이치, 동부(국내 한정), 동양, 리딩, 메리츠(국내), 미래에셋, 부국(국내), 비엔피파리바, 아이엠, 신영, 신한, 이트레이드, 제이피모간, 키움, 하나대투, 한국, 현대, HMC, IBK, KTB, LIG, HMC, SK증권 등 26개 증권사가 투자중개·매매 장내파생상품 인가를 받은 상태다.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증권사들이 본인가 취득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국내 A선물사 관계자는 “작은 파이를 나누면 나눌수록 가뜩이나 취약한 선물업계 기반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경쟁력에 있어서도 증권사와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익을 겨냥한 결정인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B선물사 관계자는 “초기비용이 높을 뿐 아니라 업무의 특성상 24시간 교대근무가 필요하다. 전산 시스템도 다시 만들어야 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기반도 새로 꾸려야 한다. 백 오피스 고용은 물론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 대비 먹을 게 없다고 본 KDB대우증권, KTB투자증권 등은 이미 접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선물사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전체 7개 선물사의 2012년 3분기(4월~12월)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48억원 대비 70%(245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물위탁매매 실적 감소로 수탁수수료 수익이 급감한 선물사들은 4분기 ‘최악’의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자료: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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