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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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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반지하

2024-07-0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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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사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 차수판이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달 하순까지 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지하 주택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반지하 주택은 침수 발생 우려가 큰 곳에 몰려 있는 데다 극한 호우에 매우 취약하죠. 2022년 서울 반지하 주택 수해 참사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서울시의 주거지원 실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지역 20만 가구가 넘는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 중 정부와 서울시가 제공하는 주거 이동, 주거비 지원을 받은 가구는 약 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등에서 받은 자료를 한국도시연구소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공공주택으로 가고 싶어도 매입 임대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이사를 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는 서울에 60% 가까이 몰려 있지만 공급을 안 하다 보니 경쟁률은 치열하고요. 
 
외부에서 흘러들어오는 물을 막을 수 있는 물막이판 설치도 미흡합니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기준 반지하 주택 2만4842가구 중 물막이판이 설치된 가구가 61.3%(1만5217가구)라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38.7%(9625가구)는 주민의 설치 반대, 거주자 부재 등의 이유로 물막이판이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반지하 주택을 없애겠다고 공언하지만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은 모습입니다.
 
강남역과 광화문, 도림천에 ‘대심도 빗물 배수 시설’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빗물 배수 시설 공사의 착공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반지하 주택 문제는 주택 공급과 함께 이주 비용 지원, 주택 환경 개선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주택 현황을 잘 파악했다면 거주자들이 새로운 곳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하고, 제대로 된 매입과 지원이 이뤄지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지만 정책 주체들이 서로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여름 역대급 강수량이 예고된 가운데 철저한 대비를 통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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