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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여행 환전 너무 비싸…증권계좌 달러예수금 꺼내 쓸까

환율 낮을 때 바꿔둔 예수금 인출시 환차익 효과

2024-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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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증가할 전망입니다. 엔저 혜택을 볼 일본 여행객이 아닌 이상 일단 달러 환전이 필요한데요. 환율이 너무 높아서 부담입니다. 이럴 때 미국 주식계좌의 달러 예수금을 꺼내 쓰는 것은 어떨까요? 환율이 지금보다 많이 낮았을 때 환전한 돈이라면 그만큼 실익도 큽니다. 
 
일본 잠시 들렸다 가세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돌아온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공항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봄엔 유독 일본 여행객이 많았습니다. 엔화가 원화보다 더 하락하는 바람에 엔저 현상이 심해졌고, 이걸 기회 삼아 일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원엔환율은 그때보다 더 떨어져 이번 여름휴가 때에도 일본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겠지만, 아무래도 여름엔 도쿄, 오사카, 교토 등 도심 위주의 여행 코스가 많은, 덥고 습한 일본보다 다른 나라를 찾는 여행객이 더 많을 겁니다. 
 
하지만 최종 목적지가 일본이 아니라도 엔저를 활용할 방법은 있습니다. 하와이 등 미국으로 가거나 캐나다, 남미 등 미주와 한여름에 겨울을 찾아 호주, 뉴질랜드로 떠나는 여행객, 게다가 일부 아프리카행 여행까지 일본 도쿄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중엔 직항 노선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경유하는 경우가 있고, 직항이 있지만 항공권 가격이 더 저렴해서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경유 비행기가 다시 출발할 때까지 몇 시간만 여유가 있어도 일본 공항 면세점을 이용하는 데는 충분합니다. 구입할 물품을 미리 점찍어 두었다가 구매하면 매력적인 원엔환율 덕을 톡톡히 누릴 수 있습니다. 
 
평소 여행비용을 아끼기 위해 경유 항공권을 선택했다면, 이번엔 쇼핑 목적의 경유 코스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공항으로 몰려들 전망입니다.(사진=뉴시스)
 
환전우대 받아도 ‘아깝네’
 
아무래도 여름휴가 땐 일본보다 바닷가 휴양지가 지천인 동남아로 여행 계획을 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기도 다낭시’와 같은 별명이 붙을 만큼 한국 여행객들이 애정하는 곳이 많아 휴가철이면 동남아 여행객이 급증하곤 합니다. 이미 유명 호텔과 리조트들은 7월 예약을 마감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동남아 관광지를 여행하기 위해선 그 나라의 화폐가 필요합니다. 다만 미국 달러나 일본 엔처럼 국내 은행에서 바로 환전할 수 있는 통화의 종류는 많지 않습니다. 환전이 가능한 통화도 수수료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먼저 국내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환 뒤 여행지에 도착해서 다시 해당국 통화로 환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국 여행객이 많은 일부 도시에서는 5만원권을 환전해주는 경우도 있는데, 환전수수료를 감안하면 원화→달러→해당국 통화로 환전하는 것이 조금 더 유리하고 편리합니다.
 
문제는 지금 원달러환율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어 달러가 비싸다는 사실입니다. 6월28일 원달러환율은 1385원 부근을 오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한때 1400원을 찍었다가 5월 1350원대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올라 1400원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이렇게 계속 오르면 나라경제에도 부담이기 때문에 외환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로 환전하려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가장 비용을 아끼는 방법은 주거래은행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환전수수료를 80%, 90% 우대받는 것이 최선입니다. 
 
1330원 밑돌 때 환전해둔 예수금 효과적
 
하지만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다면 다른 대안이 있습니다. 해외주식 계좌에 들어있는 달러 예수금을 인출해서 여행 경비로 쓰는 방법입니다. 원달러환율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지난 몇 달 사이에 계좌를 열고 환전해 주식투자를 하고 있었다면 은행에서 환전하는 편이 낫지만, 미국 주식에 투자한 기간이 오래됐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원달러환율이 지금보다 크게 낮았을 때 환전했을 테니, 그 돈을 인출하면 옛 환율로 달러를 꺼내 쓰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엔 일부 증권사들이 외화 인출을 허용했으나 지금은 막혔습니다. 그 대신 은행으로 달러를 이체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은행으로 옮겨서 달러를 출금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먼저 시중은행에 외화통장을 개설해야 합니다. 외화예금이 아니라 입출금이 가능한 외화통장이어야 하므로 각 은행에 어떤 종류의 외화통장이 가능한지 확인한 후 계좌를 열면 됩니다. 계좌는 앱으로 개설이 가능합니다. 외화통장을 만들었으면 증권사 이체 메뉴 중에서 외화이체를 선택해 실행하면 됩니다. 
 
증권사들은 따로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다만 은행에서 달러를 인출하는 데는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수수료율은 은행별로 다른데 대개 1.0% 또는 1.5%를 뗍니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 해외계좌에 있는 달러 예수금 1000달러를 KB국민은행으로 보내 인출한다면, 삼성증권 수수료는 무료. 국민은행은 1.5%인 15달러를 현재 환율을 적용해 공제한 뒤 내어줄 겁니다. 환율이 1385원이라면 출금수수료는 2만775원입니다.
 
따라서 증권계좌에서 달러를 실물로 인출해서 쓰겠다면 원달러환율이 지금보다 30원은 더 낮았을 때 환전한 달러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실익이 있으려면 1달러당 50원은 더 낮았을 때, 즉 1330원대 아래일 때 환전한 달러를 인출해야 효과가 있을 겁니다. 2022년 상반기 이전에 환전한 돈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이 달러는 예수금으로 보유하다가 다른 주식을 사는 데 쓸 돈이므로 당장 매수할 주식이 없을 때 활용할 만한 방법입니다. 만약 달러 예수금이 없어도 매도할 미국 주식이 있다면 매도 후 며칠 후에 똑같이 하면 됩니다. 
 
물론 예수금 상태로 보유하든 여행자금으로 인출하든, 똑같이 본인의 자산이므로 이렇게 꺼내 쓰는 것이 지금 기준으론 더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원달러환율이 1400원에 육박해 당국이 개입하거나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원달러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게 됩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원달러환율이 지금보다 하락했을 때 다시 달러로 환전해서 예수금을 채우겠다는 계획이 현실이 돼야 효과가 있는 방법이란 점을 재차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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