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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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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과 블랙홀

2024-06-28 16:59

조회수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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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 지은 제22대 국회에 폭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여러 상임위별 쟁점을 두고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가 예고되고 있는데요. 태풍의 눈에 가까운 곳 중 하나는 바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입니다.
 
그간 과방위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인해 폭풍 전야 상태였는데요. 지난 255차 전체회의에서 여야 첫 완전체가 구성되면서 각종 현안에 대한 공방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과방위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기형적 2인 체제와 의결의 위법성,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 4이동통신사 취소, R&D 예산, 네이버 라인야후 사태등 각종 현안으로 뜨겁게 달궈진 바 있습니다.
 
결국 가장 먼저 터진 건 방송 현안입니다. 민주당은 27일 김홍일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6월 임시국회 내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는데요. 그 배경에는 공영방송, 그중에서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선임 문제와 연결돼 있습니다. 방문진 이사는 오는 8 12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요. 같은 달 31일은 KBS 이사회, 914일에는 EBS 이사회의 임기가 종료됩니다.
 
야당은 2인 체제의 위법성을 문제 삼으며 방문진 이사를 윤석열 대통령 추천 몫 2인으로만 구성된 현 체제에서 의결하는 것은 방송 장악 시도라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탄핵을 서두르는 것입니다.
 
방통위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방통위는 27일 저녁 급작스레 다음 날 위원회 전체회의 개최 일정을 알리고 28일 기습적으로 공영방송 이사진의 공모를 의결합니다.
 
방통위원장의 탄핵 추진과 방통위의 기습 공영방송 이사진 공모 개시로 향후 과방위 정국은 방송 현안에 대한 정쟁으로 뒤덮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산적한 현안의 폭풍속 떠오른 방송 장악이슈가 블랙홀로 모든 현안을 집어삼킬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민원실에서 5인 합의체 기구인 방통위의 2인 체제 운영에 대한 위법성을 강조하며 김홍일 방통위원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이 주장하는 방송 장악의심은 일견 타당한 부분이 있습니다. 야권 추천 위원을 윤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는 배경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방송 장악의심은 철저히 규명해 의혹을 해소하고 잘못된 지점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다만, 정쟁의 늪에만 빠져 있기에는 현 시국은 녹록지 않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AI 산업의 중요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고, 일본의 라인야후 강탈 의혹 등 무시할 수 없는 현안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도 우리 편이 아닌 상황에서 과방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매우 중요합니다.
 
국회 과방위는 방송위원회가 아닙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입니다. 모쪼록 방송 장악 의혹 해소와 더불어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데 여야가 합심해 주길 바라봅니다.
 
  • 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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