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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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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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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지난 4·10 총선에서 창당 12년 만에 원외 정당으로 밀려났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얻어 원내 진출한 이후 20년 만에 원외 정당으로 전락한 겁니다.
 
정의당은 전국 254개 지역구 중 17개 지역구에 후보를 냈지만,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5선에 도전한 심상정 전 정의당 의원(경기 고양갑)도 득표율 3위(18.41%)에 그쳐 낙선했습니다. 심 전 의원은 총선 직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정당 득표율도 2.14%에 머물러 비례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12석을 얻어 성공적으로 국회에 안착했습니다. 이를 두고 정의당이 제3당 경쟁에서 밀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은 기존 진보정당보단 제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열린민주당 포지션에 가깝고, 정의당은 2020년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 9.67%를 기록해 독자적 제3당으로서 위상이 공고하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불과 4년 만에 정당 득표율이 9.67%에서 2.14%로 추락한 만큼 경쟁에서 밀렸다기보단 자멸했다고 보는 게 온당한 평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의당 권영국 신임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7·8기 지도부 이·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총선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고 관심에서 사라진 정의당이 최근 주요 뉴스에 등장한 건 조국혁신당이 국회 사무실 배정 문제로 항의한 때였습니다. 조국혁신당은 국회 본청에 배정된 당 사무실이 화장실 앞에 있다고 문제 제기했는데, 해당 사무실은 지난 국회에서 정의당이 사용한 사무실이었거든요.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조국혁신당을 향해 "화장실에 의미 부여하지 말라"고 하면서 오랜만에 정의당이 주요 뉴스에 등장했었죠.
 
정의당 신임 대표로 권영국 변호사가 선출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권 대표는 풍산금속 해고 노동자 출신으로 쌍용차 정리해고, 구의역 김군 사망사건,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사건 등 노동 현안을 다루는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며 '거리의 변호사'로 불렸던 인물입니다.
 
권 대표는 취임사에서  "우리는 다시 투명 정당이 될지도 모른다. 원내 정당에서 길들여졌던 관성을 오늘로써 모두 버려야 한다"며 "원외 정당이 된다는 것은 소외되고 존재를 부정당한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제대로 살피러 민중 속으로 가라는 또 다른 엄명인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의 활동은 행사가 아니라 치열한 투쟁이 되어야 한다”며 "사력을 다해 우리가 바라는 모든 일하는 사람의 당으로, 기후 위기, 구조적 차별에 맞서는 당으로, 정의로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넣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의당은 전신인 진보신당부터 제가 십수 년 함께했던 정당입니다. 당은 와해됐고 선거에선 원외 정당으로 밀려났습니다. 수십억 빚더미에 앉았고 다른 정당이 "대표 사무실이 화장실 앞에 있다"고 항의할 때나 주요 뉴스에 나오는 정당이 됐습니다. 권 대표는 "현장으로, 민중 속으로, 더 아래로 내려가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다시 노동자·민중 곁에 함께 서겠다"고 말했습니다. 20년간 노동자·민중 곁을 지켰던 자리는 누가 채우게 될까요.
 
박대형 기자 april2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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