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여행 예능 및 유튜브 채널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폭증한 덕인데요. 예능 속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항공 업계에서는 이른바 ‘성지 투어’ 노선 할인까지 내세웠습니다.
지난 7월 8일 인천국제공항에 이륙하는 대한항공 뒤로 LCC 여객기가 주기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MBC 예능 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가 최근 시즌3까지 제작되는 등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정감 가는 출연진들과 흔하지 않은 여행지의 조합 덕분인 것 같은데요. 특히 여행 목적지로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지역에 방문할 경우 시청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에 대한 관심도 증가가 그 대표적인 예시인데요. 예능 방영 일정인 지난해 11월 26일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한국발 마다가스카르항 항공권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742% 증가했습니다.
여행정보 검색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는 ‘트래블 트렌드 2024’ 리포트를 통해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속 장소를 직접 찾아가는 ‘성지 투어’여행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여행 예능에 등장한 여행지들의 검색량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에 제주항공은 예능 및 드라마 촬영지 노선의 항공권을 할인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제주항공이 운항하고 있는 마쓰야마와 오이타 노선은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스즈메의 문단속’의 배경이 된 지역인데요. 지난해 3월과 6월 신규 및 재취항을 시작한 이후 올해 6월까지 월평균 17%의 수송객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항공사에서도 자체적으로 유튜브 등을 운영하면서 항공사 특화 콘텐츠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유튜브 채널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에어부산은 지난 3월 저비용항공사(LCC) 중 최초로 구독자 수 1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에어부산을 ‘승무원 부기장 부부가 같은 비행기에서 일하는 모습’ 등 현업 직원들의 다양한 직무 이야기를 영상은 선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화제가 된 ‘외모 췍!’ 밈은 에어부산 인스타그램 릴스 조회수 1160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항공 업계는 고환율과 고유가 등 대내외 변수로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수익성이 부진하면서, 여객 수요를 통한 수익성 방어를 꾀하고 있는데요. ‘콘텐츠 파워’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입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