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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양

2024-09-2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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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청주에서 태어났고, 인천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집'은 울산에 있어요. 여자친구와 강아지(29.5kg)가 살고 있거든요. 사전적 정의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강아지 외엔 표현할 단어가 없습니다.
 
 
'다희'를 처음 만났을 때, 얼마나 떨리던지…. 여자친구 부모님을 뵐 때보다 더 긴장했을지도 모릅니다. 강아지에겐 잘 보이려고 한다 해서 잘 보일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첫인상은 합격이었는데, 저와는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겠다고 해서 황급히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젠 '여자친구네 강아지'가 아닌 '가족'일 뿐이죠. 
 
인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탓에, 여전히 사랑도 사람도 나 자신도 믿지 않지만 여자친구와 다희는 믿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서 가끔은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낄 때도 있어요. 세상은 살 만한 거라는 생각도 하고요. 더 오래 함께하고 싶어서, 죽는 게 두려워질 정도입니다.
 
급발진 차량이 무서워서, 횡단보도를 건널 때면 연신 좌우를 살핍니다. 언젠가 담배를 끊는 게 꿈이고요.
 
솜털마저 예쁘다며 감탄할 땐, 이런 게 사랑의 감정인 건가, 하고 속으로 웃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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