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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살기

2024-09-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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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따듯한 가정'이 어떤 느낌인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드라마에 그런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려요. 다른 세상의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너무 비참해질 것 같아서요. 
 
2024년 새해 첫 아기가 서울 강남구 강남차여성병원에서 태어났다. (사진=뉴시스)
 
'죽음'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적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눈 감을 때 사랑하는 이들이 곁에 있길 바랐죠. 그거야말로 성공한 삶이 아닐까 했습니다. 생의 마지막 기억은 죽음이니까요.
 
이제는 '목표 없는 삶'을 되뇝니다. 생의 맹목적 의지로 살아가도 괜찮다고요. 살기 위해 이상주의자가 됐는데, 이상을 꿈꿀수록 현실은 더 차가워지니까.
 
태생적 한계는 어쩔 수 없습니다. 머릿속에 이데아의 왕국을 지어놓고, 자꾸만 그곳을 뒤돌아보게 되네요. 결벽증 환자처럼.
 
사연 없는 집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깊이가 달라요. 나쁜 부모가 있으면, 좋은 부모도 있을 겁니다. 티격태격할 순 있어도, 의지가 되는.
 
좋은 부모가 된다는 건 대단한 일이긴 하지만, 엄청나게 특별한 의미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아빠가 되자'고 다짐했었는데, 이제는 내려놓으려고요. 그 강박에서 벗어나는 게 언젠가 생길지 모를 아이에게도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눈감고 적당히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 애씁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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