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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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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죽어서 간다

2024-08-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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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땀에 전 바지로 추적추적 걷습니다.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은 항상 새롭습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 속에서 겨울을 떠올립니다. 힘들었던 기억 속엔 모두 겨울이 있으니까요. 뜨겁기보단 차갑다는 점에서 이 시기도 제겐 '겨울'입니다.
 
6일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폭염에 대비해 냉조끼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때 다른 길을 갔더라면 삶이 더 나아졌을까' 하는 고민은 그만둘 때가 된 듯합니다. 언제나 선택지는 하나였고, 다시 돌아가더라도 그 선택을 할 테니까요. 
 
영원히 돌덩이를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 운명. 여전히 부정하고 싶지만, 이제는 부정할 수 없네요.
 
운명보다 우월해지거나, 바위보다 강해지고 싶진 않습니다. 그런데 카뮈가 더 이상 밉진 않네요. 먼지를 떨어내고 책장에 넣었습니다.
 
사랑하는 법을 가까스로 배웠는데, 사랑을 해도 외롭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 30년 넘게 걸렸습니다. 
 
비종교인입니다. 집에는 십자가가 걸려있고 마음이 허할 때면 하느님을 찾죠. 혼자서는 너무 고독하니까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 순 없지만, 앞뒤가 맞도록 노력할 따름입니다. 아멘.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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