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통 업계를 살펴보면 오프라인 점포는 이커머스 시장에 밀려 예전만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편의점만큼은 상황이 다릅니다. 최근 수년간 편의점 시장은 특유의 방대한 점포 수와 뛰어난 고객 접근성을 토대로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주요 채널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이커머스 업체들 못지않은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미 편의점은 단순한 유통 창구로의 기능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들이 실험적으로 운용되는 테스트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입니다.
올 상반기 편의점 업계는 20·30세대 재테크족을 겨냥한 상품들을 속속 내놔 눈길을 끌었는데요. 당시 업계는 비트코인과 같이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은 물론, 환금성을 지닌 골드바까지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는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젊은 수요층의 재테크 니즈가 높아진 데 따른 선제적 조치였는데요. 편의점 채널이 다른 오프라인 점포 대비 공간이 좁은 반면, 젊은 수요층의 호응이 높다 보니 다채로운 실험 역시 가능했던 것이죠.
여기에 최근 편의점 업계에는 '스마트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추세인데요.
편의점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CCTV를 활용한 실시간 점포 모니터링에 나서는가 하면, 고객들에게 스마트 기술 기반의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첨단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는' 편의점 업계가 이렇게 첨단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위기의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편의점 수는 5만5200개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단순 점포 수만 감안한다면 업황이 성숙기의 정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편의점 업계의 이 같은 변화 노력은 쇠퇴기로 진입하는 것을 늦추려는 안간힘인 셈이죠. 사실 유통 시장에 있어 영원한 강자는 없습니다. 이에 편의점 업계가 고객 눈높이에 맞춘 끊임없이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큰데요.
앞으로 편의점 업계가 성숙기를 유지하기 위해 또 어떤 새로운 콘텐츠로 승부를 볼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합니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소재 'GS25 그라운드블루49점'에서 로봇이 아이스크림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