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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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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는 티메프 사태

2024-08-01 15:53

조회수 :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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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 간의 치열한 각축전,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침공 등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이커머스 업계에 최근 심각한 사태가 터졌습니다. 싱가포르 기반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Qoo10)' 계열사인 위메프·티몬(티메프)의 판매자(셀러) 정산 지연 사태, 이른바 '티메프 사태'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것인데요.
 
현재 이들 플랫폼에서는 소비재 판매가 연쇄적으로 막히는 실정이고,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들은 이미 지난달 말부터 티메프의 기존 결제건에 대해 카드 취소를 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티메프의 회생 가능성이 너무나 낮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수많은 중소 셀러들은 이미 각자도생에 나섰습니다. 셀러 입장에서 제때 정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금이 돌지 않으니 당연히 사업을 지속하기 쉽지 않습니다.
 
티메프가 향후 셀러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미정산금 규모는 정부 추산으로는 2000억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티메프의 판매 대금 정산 주기가 최대 2개월이라는 점에서, 미정산액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가 측정한 미정산 규모가 불과 지난 5월까지의 수치인 까닭이죠. 업계는 6월분을 반영할 경우 사실상 1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데요. 이 정도 규모는 큐텐이 통상적 방법으로 조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셀러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소비자들도 단순 불편을 넘어 만만치 않은 금전적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특히 7~8월은 여름 휴가 성수기입니다. 이 시기를 앞두고 티메프에서 여행 관련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그야말로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인데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달 1일 온라인을 통해 분쟁 조정 신청을 받은 결과 오후 1시 기준으로 1278건이 접수됐다고 합니다. 티몬·위메프에서 여행·숙박·항공권 환불을 못 받은 피해 고객의 분쟁 조정 신청 건수가 오픈 4시간 만에 1만2000건을 넘어선 것입니다.
 
티메프 사태가 이커머스 전반에 미칠 부정적 파장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말미암아 이커머스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떨어질 수 있고, 시장 판도도 소수 강자로 재편될 것이라는 데 우려의 시선이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감에도 구영배 큐텐 대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사재를 동원하겠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사실상 명확한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얼마 되지 않아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구 대표 발언의 진정성에 의문마저 제기되는 실정인데요.
 
결국 검찰은 1일 티메프 사태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한때 이커머스 플랫폼을 국내에 알리고 잠시나마 선두 자리에 위치하기도 했던 티메프가 현재 이 같은 시간을 보내리라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티메프 사태가 최대한 조속히 마무리되고 더 이상 피해자들이 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정문 전경.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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