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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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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바이든 흔들…트럼프 시대 온다면 '이것' 주목

보호무역·재정적자, 금리 자극…토론회 직후 국채 상승

2024-07-06 06:00

조회수 : 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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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격랑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TV 토론회 후 건강 우려가 증폭돼 급기야 후보 사퇴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론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우세를 점치고 있어 한국 경제에도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글로벌 질서의 재편에 따른 자산시장 변화에도 대비하고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민주당 후원자도 등 돌려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CNN에서 진행한 TV 토론회 후 미국 정가와 금융권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토론회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차례 말을 잇지 못하는 등, 꾸준히 제기되던 고령에 대한 지적이 시청자들의 눈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토론회 후 벌어진 여론조사는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가리켰고 이날부터 민주당 내부에서는 후보 교체론이 조금씩 세를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지난 4일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토론회 참패의 이유를 무리한 일정 탓으로 돌리고, 저녁 8시 이후 행사를 피할 필요가 있다고 농담한 사실이 뉴욕타임즈를 통해 알려지면서 지지자들의 화를 키웠습니다.
 
결국 디즈니 가문 등 민주당에 거액의 후원금을 대는 거부들이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며 후원 중단을 발표하는 등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습니다. 이에 다음 TV 토론회가 열리는 9월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됐습니다. 현지에선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민주당 대선후보가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된다고 해도 트럼프를 앞서지 못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오직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쉘 오바마가 나서는 경우에만 앞선다는 것인데 본인이 고사한 상황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회 후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개처럼 숨을 헐떡였다”는 등 특유의 비아냥으로 공세를 퍼붓는가 하면, 바이든을 대신해 나설 수 있는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28일 오전에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미국 대선 첫 번째 TV 토론회 생방송 화면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청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사진=뉴시스)
 
금리정책 및 러-우 전쟁 변화 예상
 
대세가 트럼프를 향해 움직이면서 월스트리트는 트럼프의 복귀를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자산이 달러와 단기 채권 등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시절 강력한 미국을 재건한다는 목표 아래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웠고 이는 강력한 보호무역과 금융 완화정책으로 이어졌습니다.
 
바이든 정부도 중국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설 경우 대중국 무역장벽의 강도는 한층 높아질 전망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미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나라 수입품에도 10%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대통령 시절 독립성이 보장된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서도 노골적인 완화정책을 주문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2018년 하반기,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을 막기 위해 한해 전 자신이 지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연일 흔들었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번엔 연준에게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기고 인하폭도 확대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관여하는 두 개의 전쟁도 양상이 달라질 전망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밀착 관계라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무기 등의 지원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우방들도 경제적인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 동참할 수 있습니다.
 
중동 전쟁의 경우엔 트럼프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위해 적극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아 오히려 격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트럼프는 개전 후 몇 차례 중동 국가들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힘으로 압도했을 거라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이란을 자극할 경우 전쟁이 확대될 여지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달가울 수 없는 처지입니다. 주한미군 주둔을 핑계로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것이 뻔한데,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져 부담이 큽니다. 한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 현지 투자 요구가 강화되는 동시에 대미 수출은 견제받을 전망입니다. 수출기업들의 고행이 예상됩니다. 
 
물가·금리 자극…에너지 주목
 
투자의 세계에선 일방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습니다. 트럼프 시대가 찾아와도 그에 맞게 대비하면 됩니다.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물가와 금리입니다. 미국이 관세를 높여 무역장벽을 치면 그에 따른 보복 관세와 무역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입니다. 미국 무역위원회(USITC) 조사 결과, 2017~2021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율을 높인 결과 미국의 수입가격으로 전가됐다는 전례도 있습니다. 트럼프의 감세정책도 재정적자를 키우기 때문에 결국엔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입니다. 
 
이에 토론회 직후 미국채 수익률이 치솟은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미국채 10년물은 토론회 전날 4.28%에서 이달 2일 장중 4.48%까지 올랐습니다. 따라서 변동성 확대로 채권 투자가 증가하겠지만 장기채는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트럼프는 연준에 완화정책을 주문하겠지만 물가에 대한 경계감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물가가 움직이면 금, 유가 등 실물자산 가격도 반응할 텐데요. 유가는 물론 에너지 관련 투자는 긍정적입니다. 물가 때문이기도 하지만 트럼프 후보의 성향이 화석연료에 친화적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민주당의 친환경 정책에 비판적이어서 석유 메이저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친환경 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한 원자력 발전에도 긍정적입니다. 
 
또한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질 경우 유가는 자극을 받게 됩니다. 최근 해운운임이 상승하는 것도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영향입니다. 유가 상승은 미국의 셰일석유 및 가스 생산과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트럼프의 개입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면 전후 복구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전망입니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기다리는 뉴스입니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완화되면 러시아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한숨 돌릴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을 매각해 아쉬움이 남겠지만 동유럽 생산기지를 통한 수출은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편, 바이든이 디지털자산에 부정적인 것과 달리 트럼프는 우호적이어서 물가 상승 시 비트코인 등이 금의 행보를 물려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교체될 수 있어 관련 정책도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토론회 후 잠깐 반등했다가 다시 5만3000달러대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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