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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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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가 이동관

2024-07-05 10:32

조회수 :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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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백번 양보해서 제가 그만두더라도 제2, 3의 이동관이 나온다. 언론 정상화의 기차는 계속 갈 것이다.”
 
지난해 1127. 야당의 탄핵소추안 의결 전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예언(?)을 남겼습니다. ‘탄핵 의결 전 자진사퇴 시나리오가 나온다라는 취재기자의 질문에 답을 남긴 것인데요. 7개월 뒤인 현재로 돌아오면 2, 3의 이동관이 나온다라는 이 전 위원장의 예언은 적중한 모습입니다.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사진=뉴시스)
 
 
그 근거로는 얼마 전 김홍일 방통위원장의 전격 사퇴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전 위원장이 된 김 위원장의 행보는 이 전 위원장과 행보 자체가 판박이라 볼 수 있는데요. 재임 기간만 다를 뿐 마치 평행이론을 방불케 합니다.
 
먼저 이 전 위원장은 ‘2인 체제기형적 방통위 구조에서 공영방송 야권 이사를 해임하고 YTN의 사영화를 이끌어 낸 바 있습니다. 이는 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후 이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전격 사퇴를 합니다.
 
이 전 위원장은 퇴임사를 통해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방통위 업무가 장기간 멈춰설 것이라고 퇴임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거대 야당이 숫자의 우위를 앞세워 밀어붙이는 탄핵의 부당성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 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입니다.
 
이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김 전 위원장은 지명 초기 때부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선배로 친분이 깊고 방송·통신 관련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 같은 결격 사유는 결국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해칠 수 있기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는데요. 이에 김 전 위원장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노력하겠다법조계와 공직을 거치면서 쌓아온 법률 지식이나 규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경험을 토대로 맡겨진 직분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라고 취임 일성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이 전 위원장과 유사합니다. 김 전 위원장은 오는 8월 만료되는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3사의 이사 선임 공모를 전격 개시하면서 야당의 탄핵소추를 마주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이유로, 야당은 ‘‘2인 체제위법 구조로 방송장악을 하려는 시도라고 맞섰는데요. 김 전 위원장의 결론도 결국 사퇴카드였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퇴임사를 통해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작금의 사태로 인해 국민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야당이 국회에 발의한 탄핵안에서 주장하는 탄핵 사유가 법적 정당성을 결하여 이유 없음은 국민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퇴임사에서조차 이 전 위원장이 오버랩되는 모습입니다. ‘2의 이동관이라는 수식어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불과 1년도 안 돼 2명의 방통위원장이 사임하면서 방통위는 혼돈에 빠졌습니다. ‘2인 체제에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고 사퇴하는 일이 반복되는 모습입니다. 이제 공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내정자에게로 넘어갔는데요. 야당의 반대로 청문회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김 전 위원장 당시 윤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바 있어 취임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이 위원장 내정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전임자가 길을 터 둔 MBC 등 공영방송 3사의 이사 선임을 완료하고 다시 탄핵과 사퇴의 길을 밟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럴 경우 2, 3의 이동관의 출몰을 예언한 이 전 위원장은 예언가에서 진정한 예언가로 거듭날 것 같네요.
 
  • 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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