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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봄이

층간소음 줄여주는 기술, 어떤 것들이?

20일~23일 서울시 층간소음 공감 엑스포

2013-06-20 17:46

조회수 : 16,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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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10여년 전부터 층간소음을 줄이는 기술을 연구해왔지만 건설사나 아파트 입주민들이 층간소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최근이죠. 부쩍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2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층간소음 공감 엑스포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엑스포에는 30여개 업체가 층간 소음과 관련한 기술·제품들을 선보였다. 찜통 더위에도 업계 관계자들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전시회에는 바닥구조재, 욕실소음을 줄여주는 배관·설계 공법, 층간소음 측정기들이 선보였다. 특히 바닥구조물을 통해 전달되는 층간소음을 줄여주는 다양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SH공사, 포스코건설 등이 선보인 '무량판 중공슬래브'(사진=최봄이 기자)
 
◇바닥소음 차단, 무량판 중공슬래브, EVA완충재 등
 
SH공사는 포스코건설 등과 공동개발한 '무량판 중공슬래브'를 선보였다. 무량판 중공슬래브는 콘크리트 슬래브 중앙부에 캡슐형 또는 땅콩형 스티로폼 경량체를 삽입하는 구조물이다. 철근과 콘크리트를 덜 사용하면서 소음을 차단할 수 있어 층고를 줄이고 공사비·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운동화 밑창과 비슷한 고무재질의 EVA를 이용한 바닥 완충재도 전시됐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EPS(스티로폼과 유사한 재질)를 사용했을 때보다 시공비용은 다소 비싸지만 층간소음 차단 효과가 우수하고 변형이나 파손 우려가 적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송종근 레오케미칼 대표이사는 "㎡당 4000원 정도 추가부담해야 하지만 입주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강남 보금자리, 위례신도시 등에 적용되는 등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하우시스가 선보인 바닥재 소음 비교 체험대(사진=최봄이 기자)
 
"쿵쿵쿵. 소음을 비교해보세요."
 
두 바닥재를 망치로 두드리고, 장난감 자동차로 굴려보면서 소음을 비교할 수 있는 체험대도 마련됐다. LG하우시스(108670)가 선보인 바닥재(소리잠)로 차음소재와 연성을 강화해 기존 마루(맨슬라브)보다 소음을 22~26dB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욕실소음, 생활소음도 줄이세요"
 
변기물 내리는 소리, 샤워기 소음 등 욕실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차단하는 기술도 소개됐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은 '층상이중배관'으로 욕실 슬라브 상부바닥에 오·배수관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욕실 슬라브에 구멍을 내고 하부에 배수관을 설치하는 기존 방식(층하배관)보다 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누수 등 배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아랫집 욕실 천정을 뜯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물산(왼쪽)과 (주)청완(오른쪽)이 선보인 층상배관 시스템(사진=최봄이 기자)
 
소음을 측정하는 기기들도 눈길을 끌었다. 층간소음을 측정해 주는 대행 업체수가 최근 크게 증가하면서 수요층이 늘었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선웅 홍림 기술영업부 대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직접 구입해 분쟁 조정 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주택 소음의 한 종류인 환경소음을 측정하는 자동차도 선보였다.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운영하는 이동식 측정시스템으로 아파트 공사장 등 민원이 심한 곳에 상주하면서 소음을 측정해 시청과 25개 구청에 실시간 자료를 전송한다. 현재 4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공사가 방음 의무를 준수하는지 감시하고 도시 생활소음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부쩍 는 사회 기대 따라가려면 기술·제도 더 발전해야"
 
층간소음 차단이 공동주택의 핵심 성능으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물산(000830)은 2010년부터 설계하는 모든 아파트에 욕실 층상배관 시스템을 적용하고 2011년 12월에는 아파트 평면 4가구와 실험시설을 갖춘 주거성능연구소를 만들었다. GS건설(006360)도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영등포 아트 자이' 등에 층상배관 구조를 도입했다.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사회적 기대가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도입된 소음완충재는 바닥소음을 5dB 정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지만 층간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며 "층간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 건설비도 줄일 수 있는 자재들이 더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차단에 더 주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유영진 동양화성 이사는 "최근 정부가 바닥두께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하고 있지만 여전히 허점이 많다"며 "실험실과 실제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 차단 성능이 다르게 나오는 문제를 개선하고 바닥구조물 자재에 대한 세부 규정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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