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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정해욱의 가요별점)여러분은 MC몽이 그리웠나요?

2014-11-03 14:20

조회수 : 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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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MC몽이 새 앨범을 발매했다. (사진제공=웰메이드예당)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가수 MC몽이 새 앨범을 내놨습니다. MC몽이 가요계에 컴백한 것은 약 5년 만인데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죠. 고의 발치, 병역 기피, 공무원 시험 허위 응시. 지난 5년 동안 MC몽에게 따라붙었던 말들입니다. MC몽은 지난 2010년 고의 발치로 인한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입대 시기 연기를 위해 공무원 시험에 허위로 응시한 혐의에 대해선 유죄를 선고받았죠. 이후 MC몽은 긴 자숙의 기간을 가졌습니다.
 
MC몽의 새 앨범 수록곡들은 발표되자마자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면서 줄세우기를 했습니다. 올해 들어 앨범을 발표한 가수들 중 이 정도의 반향을 일으킨 가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랜만에 가요계에 돌아온 MC몽이 대중들에게 완전히 받아들여졌다고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MC몽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여전합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는 MC몽의 복귀에 대한 찬반 논쟁으로 시끄러운데요. SNS를 통해 MC몽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 김태우, 백지영, 하하 등 동료 연예인들을 향해서도 비난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오랜 칩거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MC몽은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온라인 음원 차트를 점령한 MC몽의 신곡들. (사진캡처=멜론)
 
MC몽의 이번 앨범엔 총 13곡이 실렸는데요. 음악 자체만 놓고 본다면 "MC몽다운 음악을 내놨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커스’, ‘아이스크림’, ‘인디언 보이' 등 MC몽의 히트곡들이 그랬듯,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도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가사로 구성이 돼 있고요, 쉽게 귀에 들어오는 중독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MC몽이 휩싸였던 각종 논란을 완전히 배제한 채 이번 앨범에 대해 살펴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생각을 꽁꽁 숨긴 채 살아왔던 MC몽이 이번 앨범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놨기 때문인데요.
 
이번 앨범의 주제는 그리움입니다. MC몽이 노래하는 그리움은 가요계와 무대, 그리고 팬들에 대한 그리움이겠죠. MC몽은 이번 앨범을 통해 공백기 동안 느꼈던 슬픔, 외로움, 괴로움 등에 대해 토로합니다.
 
"애써 돌아가는 너의 집 앞 골목. 사람을 피해 숨은 지하 구멍. 사람이 그리워. Did you miss me did you diss me? Did you miss me did you diss me? 내가 사는 게 독인지 벌인지. 사랑 받지 못할 것을 알기에 일찍 꿈을 깼는지. 엎지른 물은 또 깨질 그릇. 세 살 버릇 다 끝났거든. 믿을 수 있겠니 죽어가는 이 느낌"
 
MC몽의 새 앨범에 실린 세 곡의 타이틀곡 중 하나인 ‘내가 그리웠니’의 가사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타이틀곡인 ‘마음 단단히 먹어’에선 어렇게 노래합니다.
 
"내일 더 힘들 거야. 그러니 지금부터 마음 단단히 먹어. 사랑도 못할 거야. 지금부터 억지로 웃는 법을 넌 꼭 배워. 사랑은 이미 내게 사치 같아. 뿌리 없는 나무 같아. 사랑한다 말 한마디 못 한지도. 몇 년이 지났는지 까마득해. 애써 웃는 척 하기도 지겹다 이젠. 낯선 사람과 또 거릴 둔다. 치사한 놈으론 이미 내가 대세. 오늘도 숨만 쉬고 있어 그냥"
 
이와 같은 가사를 통해 MC몽이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방송 활동을 하지 않고 노래로만 모든 것을 얘기하겠다던 MC몽의 솔직한 심정이 담긴 가사인데요.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음악적인 면이 아니라 논란에 대한 대응의 기술면에서 그렇습니다.
 
이번 앨범은 MC몽이 오랜 자숙 끝에 가요계에 복귀하면서 내놓는 첫 결과물이란 상징적 의미가 있는 앨범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컴백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대중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런데 MC몽은 "너무나 힘들고, 괴로웠고, 모든 것이 그리웠다"라고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를 할 뿐, 대중들에게 용서를 구하지는 않았습니다. "논란을 일으켜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열 세 곡 중 한 곡 정도에는 담는 것이 어땠을까요.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희망을 갖고 살아가겠다는 솔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물론 중요했지만, 고개 숙여 용서를 일단 구했다면 MC몽의 컴백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조금은 더 따뜻해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번 앨범엔 MC몽의 많은 동료 가수들이 피처링에 참여했는데요. 허각, 에일리, 백지영, 린, 개리, 씨스타 효린, 범키, 걸스데이 민아 등이 참여했습니다.
 
허각이 피처링에 참여한 '내 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은 차분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는 서정적인 느낌의 노래입니다. "억짜리 시계 팬트 하우스 스윗. 노래 부르는 기계. 몇 십 억의 수입. 생각 없는 기부. 믿음 없던 기도. 밤이면 밤마다 덮치는 파도. 이상해 그때가 안 그리워. 그대가 있음에 하나도 안 두려워. 아둥바둥 싸우고 사는 사람같이. 이제야 내 모습이 안 더러워"라는 MC몽의 자기 고백적인 가사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에일리는 '마음 단단히 먹어'의 피처링에 참여했는데요.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워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MC몽 스스로를 위한 응원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백지영이 참여한 4번 트랙의 '뉴욕'(New York)은 도입부를 이끄는 트렘펫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인데요, MC몽은 '뉴욕'을 통해 자신의 사랑에 대해 노래합니다.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여성 보컬리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백지영은 매력적인 음색으로 노래 전체를 이끌어나갑니다.
 
5번 트랙의 '도망가자'는 MC몽과 린이 함께 부른 곡입니다. 두 사람은 지난 2004년 MC몽이 발표했던 노래인 '너에게 쓰는 편지'를 통해서도 호흡을 맞춘 적이 있죠. MC몽은 자신의 아픔과, 그 아픔을 함께 겪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오늘도 의미 없이 뛰고 있는 숨처럼 무표정의 더욱 멍해가는 눈 더 멀리 도망가자 네 병이 나을 때까지 낯선 사람들 속에 숨지 말고 떠나자"라고 노래합니다.
 
6번 트랙의 '고장난 선풍기'엔 두 명의 가수가 함께 피처링에 참여했는데요. 리쌍의 개리와 씨스타의 효린입니다. 개리는 이 곡을 처음 들은 뒤 즉석에서 가사를 썼다고 하는데요. 쓸쓸한 느낌을 주는 곡의 분위기와 개리의 흘러가는 느낌의 랩이 잘 어우러집니다. 이 노래에서 MC몽은 자기 자신을 '고장난 선풍기'에 비유했는데요. "내게 용기란 건 이미 오래 전에 졸업. 벌써 서른 여섯 허풍도 못 떨어. 동생아 들어봐 이제 형아는 바람이 불다 멈춘 고장 난 선풍기"라고 노래합니다.
 
걸그룹 걸스데이의 민아는 11번 트랙의 'Whatever'의 피처링에 참여했습니다. MC몽의 절친한 친구인 방송인 하하가 도입부의 유머러스한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고요. 곡 전체는 밝고 신나는 느낌을 줍니다. 남녀 사이를 갈라놓으려 험담을 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이 노래에 담겨 있는데요. 
 
"루머 퍼트린 놈들아 숨어 you don't know me like that. 루저들의 타고난 특기 직업 정신으로 물어뜯기. 허 참 무서워. 같은 남자로서 참 우스워. 남 잘 되는 꼴을 못 봐. 왜 매를 벌까. 제발 골 좀 막지 마"라는 가사입니다. 또 MC몽은 "아주 갈라 낼라고 난리네. 내 여자 친군 귀가 얇았네. 우리 불행을 빌어 everyday. 그만 move get get out the way"라고 랩을 합니다. 
 
MC몽은 이번 앨범을 발표하면서 "나를 그리워했니, 아니면 나를 욕했니?"(Did you miss me, did you diss me?)라고 물었습니다. 논란의 시간들, 그리고 5년의 자숙의 시간을 거친 MC몽이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요. 판단은 대중의 몫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MC몽이 그리웠나요?
 
< MC몽 정규 6집 'MISS ME OR DISS ME'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5년 만에 내민 손, 대중은 잡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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