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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여당 원내대표 "핵 가질 때 됐다"

새누리 최고위원·정책위의장도 '핵무장' 주장 논란…평양에 전단 살포 제안도

2016-01-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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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4차 핵실험 후폭풍은 7일 여의도 정치권도 강타했다. 여야는 한 목소리로 북한의 기습 도발을 비난하고 북한 핵전력 고도화를 우려했지만 각자 내놓은 해법은 상이했다.
 
새누리당은 북한 핵무장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면서 한국도 핵무장을 통한 ‘공포의 균형’을 확보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력한 제재로 북한을 더욱 압박해야한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핵에 맞서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핵을 가질 때가 됐다”며 “북한이 우리 머리에 핵무기라는 권총을 겨누고 있는데 우리가 언제까지 제재라는 칼만 갈고 있을 것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북한이 원자탄을 넘어 수소탄 실험까지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절실히 찾아야한다”고 거들었고, 김을동 최고위원 역시 “우리를 지키기 위한 핵개발이 필요하다. 죽느냐 사느냐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도 여당 의원들의 강경 발언은 이어졌다. 국방위원장인 정두언 의원과 유승민 의원 등은 “북한 핵실험은 지난해 8·25 합의를 위반한 비정상적인 사태”라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즉각 재개하라”고 출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촉구했다.
 
또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사드) 도입, 대북 전단 평양 살포, 일본과의 군사정보 교환 강화 등의 의견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 차원의 ‘핵실험 규탄결의안’을 발표하는 등 핵실험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전 인지에 실패한 정부의 안보무능 역시 거세게 비판했다. 특히 새누리당 정권 8년 간의 대북강경책 실패를 주장하며 6자회담 재개 등 대화중심 정책으로 기조 변화를 촉구했다.
 
문재인 대표는 오전 국방위에 출석해 우리 정보기관이 “북한이 은밀하게 실험해서 몰랐다”고 사전 인지 실패의 이유를 들자 “핵실험과 도발은 원래 은밀하게 한다. 그걸 파악하는 게 정부의 능력”이라며 “은밀해서 몰랐다는 것이 변명이 되는가”라고 질타했다.
 
문 대표는 ▲핵실험 3년 주기설 ▲김정은 수소폭탄 발언 ▲당대회와 김정은 생일을 앞둔 시점 ▲미국 민간매체 위성사진 공개 등 각종 사전 징후들을 언급한 후 “풍계리 핵실험장 위치마저 잘 알려져 있다”면서 “군은 경계실패를 인정하고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 대표는 오후에 ‘전문가 긴급좌담회’를 열고 “새누리당 정권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 북핵 고도화에 속수무책이었다.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에서도 참으로 무능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다자외교를 통한 국제협력을 더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며 “북한에 추가 제재가 이뤄지겠지만, 제재만으로 북핵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 제재 속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좌담회에 나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 전문가들도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핵 문제는 대화를 하면 풀렸다”며 “대북 제재는 큰 효과도 없었고 오히려 문제를 복잡하게 했다”면서 6자회담 재개, 북미 양자접촉 등 대화채널 복구 필요성을 제안했다.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정부 입장을 대변한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러한 여야의 주장에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확성기 방송을 즉각 재개하라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략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고, 전술핵 도입 주장에는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야당의 경계 실패 비판에 대해서 한 장관은 “경계 실패라고 단정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지만 우리가 분발할 부분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화 추진 요구에는 “제재와 대화라는 투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유철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통해 ‘핵무장’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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