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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도미노 탈퇴 막아라"…EU정상, 후속책 본격 논의

EU, 빠른 탈퇴 촉구할 듯…복잡한 이혼 예고

2016-06-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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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가 현실이 된 가운데 EU는 이번 주 모여 본격적인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선다.
 
앞서 브렉시트 결정이 나오자마자 파이낸셜타임즈(FT)는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이혼이 시작됐다”고 비유한 바 있다.
 
그러나 사태는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EU는 영국이 신속히 EU를 탈퇴해줄 것을 요청하는 반면, 혼란에 빠진 영국은 당장은 EU를 나갈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CNBC는 이에 대해 “아주 지저분한 이혼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U, 영국에 조속한 탈퇴 요구할 듯
 
26일(현지시간) EU 첫 창립멤버 6개국의 외무장관들이 만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EU 국가들은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5~26일(현지시간) EU 주요 6개국은 만나 비상 회의를 가졌고 27일에도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정상이 만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갖는다. 이어 28일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EU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EU의 리더들은 공식적으로 브렉시트 이후 EU의 안정화 대책과 브렉시트 구체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29일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제외한 EU 27개 회원국 리더들이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EU 국가들은 다시 한 번 영국에게 빠른 탈퇴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결심했다면, 탈퇴 시간을 끄는 것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캐머런 총리는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라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스본조약 50조란 EU를 떠나기를 희망하는 회원국이 EU 이사회에 탈퇴 의사를 통보한 후 2년간 새로운 무역 협정 등을 맺도록 규정하고 있는 조약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2년이 지나면 해당 국가는 EU 국가 지위를 잃게 된다.
 
캐머런 총리는 사퇴 의사를 밝히고 10월 전당 대회에서 후임 총리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EU 탈퇴 협상을 다음번 총리에게 맡기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조속한 탈퇴를 촉구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영국이 EU를 떠나기로 결정한 만큼 10월까지 기다려달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압박했다.
 
다만 EU에서 가장 목소리가 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경우 “객관적이고 우호적인 환경에서 탈퇴가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특별히 못되게 굴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융커 위원장의 발언과는 극명히 대조되는 것이다. 따라서 영국 언론들은 “브렉시트 탈퇴 과정과 관련해 영국을 제외한 EU 국가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다수의 전문가는 이번 회의에서 리스본조약 50조가 발동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영국 내에서는 재투표를 해야 한다는 청원에 서명한 사람이 320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젊은층들은 이번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시위를 하고 있다. 이미 캐머런 총리는 재투표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국론이 분열됐고 EU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빠르게 탈퇴 협상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EU, 도미노 탈퇴 막기 위한 개혁안 발표할까
 
브렉시트 절차 외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EU가 결속을 위해 어떠한 대책들을 마련할 지다. 이미 언론들은 다른 EU 국가들 사이에서도 EU 탈퇴 이야기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설문조사 기관인 입소스모리의 여론조사 결과 현재 EU 국가 중 8개 국가는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덴마크, 체코, 핀란드, 스위스 등의 국가에서 EU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상태다.
 
또한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EU 탈퇴 국민투표가 진행된다면 48%의 이탈리아인들은 EU를 떠나겠다고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EU 내 독일의 목소리가 너무 강하고, 고리타분한 관료 체제가 불필요한 규제들을 만들어 EU에 속해있는 국가들을 힘들게 한다는 지적이다.
 
마테로 렌치 이탈리아 총리 역시 이를 인정했다.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EU를 좀 더 공정하고 인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브렉시트 결정 직후 치러진 스페인의 총선에서도 반 EU 정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EU 내 불만이 높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따라서 폴란드 등 불만이 큰 나라 리더들을 중심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개혁안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외신은 전망했다.
 
지난 25일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EU 첫 창립멤버 6개국의 외무장관들이 가졌던 회의에서 이들은 EU의 문제점을 인식하며 “더 유연한 EU”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난민 이슈와 실업, 안보 등의 이슈와 관련해 EU 국가들의 어떤 대응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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