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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지소미아 종료, 한미일 미묘한 파장…'동북아 패권경쟁' 미국에도 영향

트럼프 "상황 지켜볼 것"…반사이익 중국 "주권국가 권리"

2019-08-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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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한국전쟁 이후 70여년간 이어져온 한미일 3각 안보협력에 미묘한 파장을 부르고 있다. 동북아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는 원론적인 언급만 한 상태다. 미 국무부 등 일선 부서에서 뒤늦게 '실망스럽다'는 등의 반응을 내놓은 데 반해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피해자 배상판결과 일본이 지난달 1일과 8월2일 한국에 대한 보복성 수출규제·백색국가(수출관리 우대국) 제외 조치를 발표했을 때 미국이 내놓은 반응은 특이할만 하다. 미국은 일본의 조치들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은채 "한일 양국이 대화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를 놓고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낳은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소미아는 한일 군사정보 교류 실익 자체보다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속 한미일 3국을 묶기 위한 연결고리로서의 가치가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피해 배상'이라는 역사문제가 경제·외교분야로 확대됐고,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고려하고 있음을 계속 거론했음에도 미국이 이를 제대로 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과정에서 미국 측과 수시로 소통했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 하에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골몰하는 중이다. 내년도 한미 방위비분담금 규모를 정하는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이르면 내달 초 공식 개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우리 측에 50억달러(약 6조원)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트위터에  "삼성과 경쟁하는 애플을 단기적으로 도울 것"이라는 등의 글을 올리는 와중에 미국은 백색국가 제외를 비롯한 한일 갈등 개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자연스럽게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의 해체를 부를만한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는 단순히 한미일 3국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중국 입장에서는 동북아시아에서 자신들의 활동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주권국가의 권리"라는 논평을 내놓은 것은 사실상 환영하는 성격에 가깝다. 중국은 지난 2016년 지소미아 체결 당시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이 강화될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한일 갈등으로 형성된 안보균열의 틈을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군용기가 한일 방공식별구역 진입을 통해 넓히려는 듯한 모습도 계속 연출되는 중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 비아리츠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의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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