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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이재용, '스웨덴의 삼성' 발렌베리 회장과 회동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최근 대내외적인 위기감에도 '스킨십' 지속

2019-12-1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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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인 발렌베리그룹의 수장인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전세계 경제계 리더 및 국가원수급 인사들과  직접적인 '스킨십 경영'을 통해 교류를 확대하는 등 '국가대표 기업인'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해왔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방한 중인 발렌베리 그룹의 오너이자 스웨덴 금융그룹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 대표인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 회장을 만나 양사 간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한국 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이 열린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에서 발렌베리 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1856년 SEB를 창업한 뒤 5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온 발렌베리 가문은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가전 기업 일렉트로룩스, 중공업 업체 ABB 등 100여개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할만큼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한다.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이 가문의 5대 후계자다. 삼성은 그동안 이 가문의 경영방식을 벤치마킹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부회장과 발렌베리 회장은 이번 만남을 통해 4차산업 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 시티 등 양사의 공통적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올들어 정재계를 막론하고 세계적인 유력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에 공을 들였다. 지난 2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아부다비 왕세제 면담을 시작으로 3월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일가 결혼식 참석, 5월 NTT도코모·KDDI·도이치텔레콤 경영진 미팅,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회동, 9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접견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나아가 그는 올해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시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 모디 나렌드라 인도 총리,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등 각국 정상들과 잇따라 조우하며  '민간 외교 사절'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2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면담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쉼없는 대외 행보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성을 둘러싼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연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였던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은 해를 넘겨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그룹 정기 사장단 및 정기 임원 인사 역시 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내년도 경영 구상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더욱이 지난 17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개입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임원 32명 가운데 26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7명이 법정 구속됐다. 특히 회사의 주요 경영 안건을 결정하는 이상훈 이사회 의장이 구속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 부회장이 구상해 온 '이사회 중심 경영'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해 경영 복귀 이후 공들여 올려놓은 '정상화 궤도'에서 2년도 안 돼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 부회장이 발렌베리 회장과 회동을 가진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과 스웨덴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수장이 만난 것은 공통적인 관심사를 논의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그 만남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며 "이 부회장으로서는 최근 삼성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이 '내 할 일을 계속 한다'는 수장으로서의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월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파기환송심 1회 공판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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