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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고강도 대책에도 주담대 또 늘었다

5대은행 2월 잔액, 전달대비 9500억↑…수도권 중심 '풍선효과' 영향

2020-03-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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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지난해 '12·16 대책'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울 등 규제지역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비규제 지역 집값이 들썩인 이른바 '풍선효과' 영향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439조5902억원으로 전월(438조6338억원) 대비 9564억원 늘었다. 12·16 대책 직후인 지난해 12월 말(437조3780억원)에 비해서는 2조2122억원 늘어난 수치다. 정부가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대상 주담대를 전면 금지하고, 시가 9억~15억원 구간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기존 40%에서 20%로 낮추는 등 주택구입 자금줄을 죄는 고강도 조치를 취했음에도 신규거래가 늘어나며 주담대 잔액이 증가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집값 안정'을 강조하며 19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지난 2018년 11월 400조원을 넘어선 주담대 잔액은 줄어들기는 커녕 한 달 평균 1조원 이상 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규제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고려하면 정부 정책으로 주담대 잔액 (상승)추이가 바뀔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려웠다"며 "지점들에서도 이전과 다른 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기에 LTV 제한에 따라 신용대출로 넘어간 부동산 자금 수요까지 합하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간 자금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10조8786억원으로 전월(109조6861억원)보다 1조1925억원 늘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1월30일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올해 1월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6월 둘째 주 이후 7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발표하는 등 서울 내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진 대신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일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에서 '안시성(안산·시흥·화성)', '김부검(김포·부천·검단)' 등의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이런 가운데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 노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위한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며 "12·16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인 종부세법과 소득세법 등의 개정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바라 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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