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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굿바이 011"…과기부, SKT '2G 서비스 폐지' 승인

2005년 이후 2G 부품 조달 안돼…이중화율 20% 수준

2020-06-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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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25년간 이어온 2세대 이동통신(2G) 서비스가 종료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망 노후화에 따른 고장 급증 등 안전상의 이유로 2G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과기정통부는 12일 SK텔레콤이 2G 서비스 폐지를 위해 신청한 기간통신사업 일부 폐지신청 건에 이용자 보호조건을 부과해 승인했다. SKT는 지난해 11월 2G 서비스 폐지 승인을 신청했다. 과기정통부는 이후 2차례 보완 요구 및 반려, 4차례 현장점검,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승인을 결정했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T 2G 서비스 폐지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과기정통부는 2G 서비스 폐지 승인 이유로 망 노후화와 부품 수급 어려움 등을 들었다. 지난 1996년부터 시작해 25여년간 서비스를 이어오며 고장 급증, 장애 위험 등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05년을 마지막으로 2G 망 부품 공급 회사들이 도산하거나 더이상 공급을 하지 않으면서 수리불가 품목이 존재했다. 아울러 통신 안전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장비 이중화 수준이 20%를 넘지 못하며 안정적인 서비스 유지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교환기 고장은 132% 증가했고 기지국·중계기 고장도 139%나 늘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다시 부품 조달이 가능한지도 확인했지만 당시에 부품을 공급하던 회사들이 도산하며 부품 수급에 문제가 있었다"며 "2G 망 장비의 80%가 싱글보드로 운영되며 하나가 고장 나면 망이 완전히 끊기는 상황이다. 반면 3G 부품의 경우 이중화율이 9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용자 보호 조치로 단계적 폐지 절차를 시행하도록 했다. SKT는 폐지절차를 진행할 때 장비 노후화가 심한 지방의 도 지역부터 시작해야 하며 폐지절차 착수 후 7일이 지나야 다음 권역으로 넘어갈 수 있다. 권역별로 △도 △광역시 △수도권 △서울 등 순서로 진행해야 한다.
 
SK텔레콤 직원이 서울 시내 한 빌딩 위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01X' 번호 유지를 희망하는 고객은 내년 6월까지 번호를 유지할 수 있다. 이미 기존에 시행 중이던 제도를 활용하는 것으로, '한시적 세대간 번호이동' 제도와 '01X 번호 표시 서비스' 등이 있다. 한시적 세대간 번호이동 제도는 기존 2G의 01X 번호 그대로 3G·LTE·5G로 이동하는 것이고, 01X 번호 표시 서비스는 수신자에게 변경 전 01X 전화번호를 표시한다. 과기정통부는 SKT의 38만4000여명 2G 가입자 가운데 10만여명이 '010' 번호를 쓰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38만 고객 중 1년 이상 수·발신이 없는 가입자가 2만4000여명이고, 착신 전화로만 사용하는 고객이 9만여명 수준이었다.
 
이외에도 과기정통부는 이용자 보호 조치로 단말 지원이나 요금 할인 등을 부과했다. SKT 3G 이상으로 전환할 시 △30만원 단말구매 지원(또는 무료 단말 10종 중 선택)과 2년간 월 요금 1만원 할인 △2년간 이용요금제 70% 할인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3G·LTE에서 기존 2G 요금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2G를 해지하고 다른 회사로 전환할 경우 지원금 5만원을 지급한다. 홍 국장은 "(2차례 승인을 반려하는 과정에서) 알뜰폰 이용자 보호 조치나 타사 전환 가입에 대한 지원 등을 추가했다"며 "65세 이상·장애인 가입자를 위한 방문 조치 등을 협의해서 지원하게 했다"고 말했다.
 
한편 SKT 2G 서비스 종료 승인으로 남은 2G 서비스는 LG유플러스와 알뜰폰 사업자뿐이다. KT는 지난 2012년 2G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아직 2G 서비스 종료 계획을 과기정통부에 전달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LG유플러스 측으로부터 (별다른 종료 계획에 대해)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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