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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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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인사 오작동 '구조적 문제' 있었다…'추천→1·2차 검증' 검찰 출신이 장악

한동훈 법무장관도 '인사검증 책임'…민주당, '인사참사 TF' 구성해 대응

2023-02-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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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2023년 2월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28시간 만에 낙마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참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관련 사안은 5년 전 이미 언론에 보도됐던 만큼 정부의 인사 검증 체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인사 검증 시스템과 별개로 애초부터 추천과 검증을 검찰 출신이 모두 장악한 대통령실과 정부 인사 라인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6번째 낙마 부른 윤 대통령 '인사 참사'정순신 '후폭풍'
 
윤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육부는 지방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조속히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전날 정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데 따른 미흡함을 인정했지만, 이번 인사 참사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유감 표명은 따로 없었습니다.
 
대통령실은 향후 인사 검증 시스템의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정부를 향한 부실 검증 책임론은 확산하고 있습니다. 정 변호사의 낙마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고위 공직자의 6번째 중도 사퇴로, 이러한 일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차 인사 검증 기관인 대통령실과 법무부의 부실 인사 검증, 정 변호사의 부실 답변 등이 결합돼 국가수사본부장 인사 전 과정이 총체적 난국을 보였다는 평가입니다. 무엇보다 후보자 선출 전 과정에 검사 출신이 관여하면서 같은 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의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제 식구'의 결점을 간과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현재 정부의 공직 후보자 인사 임명은 후보자 추천에서 검증까지 전 단계에서 검찰 출신 인사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선 후보자 추천 업무를 담당한 건 대검찰청 사무국장 출신의 복두규 대통령실 인사기획관과 검사 출신의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입니다. 이어 1차 검증 실무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2차 검증도 검사 출신인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전담합니다. 법무부 인정보관리단의 총책임자 역시 검사 출신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인 점을 감안하면, 인사 전 과정에서 검찰 출신 인사가 관할하다 보니 자기 식구에 대해서 검증 잣대가 무뎌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커지는 '한동훈 책임론'이재명 "검사 하나회까지 등장"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 출석해 "(정 변호사) 임명 과정에서 경찰청은 인사검증 권한이 없고 검증 결과를 보고받을 뿐"이라며 “인사검증 결과 '아무 문제 없음'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고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습니다. 정 변호사에 대한 인사 검증은 경찰청이 아닌 법무부 인사 검증단이 맡았고,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여기에 정 변호사의 아들 학교폭력 관련 문제가 5년 전인 지난 2018년 언론 보도로 나왔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 등 현재 인사 책임자들이 이를 몰랐을 가능성은 적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학교폭력 보도 당시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한 장관은 3차장검사, 이원모 비서관은 평검사로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재직했던 정 변호사와 같은 검찰청에서 근무한 바 있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정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낙마를 정부의 인사 검증 부실로 규정하고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인사혁신처 등에서 공직자 검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 장관에 대한 책임론도 집중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통령 측근인 정순신 전 검사는 한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라며 "검사들끼리 요직을 독식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 특정 기수 중심으로 국가권력 장악하는 '검사 하나회'까지 등장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 한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밀어붙이는 통치 스타일을 아는 아랫사람들이 검증 과정에서 설령 후보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윤 대통령에게 안 된다고 이야기를 못 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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