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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강성당원 '이낙연 제명·수박색출' 논란에 이재명 "중단 부탁"

"정권 견제 동력 약해져…상대 진영 가장 바라는 일"

2023-03-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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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부결 결과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자신의 지지층인 강성당원들이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제명을 요청하고,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다며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가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자제하라고 부탁하고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명단 제작, 문자폭탄, 제명 요청…누가 이득 볼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저의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이후 우리 당 몇몇 의원님들에 대한 명단을 만들고 문자폭탄 등의 공격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명요청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을 매우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며 "시중에 나와 있는 명단은 틀린 것이 많은데 5명 중 4명이 그랬다고 해도 5명을 비난하면 1명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누명을 당하는 심정, 누구보다 제가 잘 알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 안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민생을 방치하고 야당 말살에 몰두하는 정권을 견제할 동력은 약해진다. 이럴 때 가장 미소 짓고 있을 이들이 누구인지 상상해달라"며 "이간질에 전혀 사실과 다른 명단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작성 유포자가 우리 지지자가 아닐 가능성도 커 보인다.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을 중단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이것은 상대 진영이 가장 바라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배제의 정치는 결코 통합의 정치를 이길 수 없다고 믿는다. 네거티브가 아니라 포지티브로, 억압이 아닌 긍정의 힘으로 더 많은 지지를 획득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잘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검사 독재정권이 벌이는 무도한 수사의 진실은 무엇인지 더 많이 알려달라. 민주당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져야 검사독재정권과 더 결연히 맞설 수 있다. 저도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석 의원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체포동의안 반대표는 민주당 의석(169석)과 비교해 31표나 적었고, 비명계 중심의 반란표가 최소 31표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에 이 대표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층들은 "당내 반동분자와 '수박'들을 색출해야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수박은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지난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급기야 커뮤니티 등에서 이번 표결 찬성 명단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자료를 바탕으로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의 공격을 가했습니다. 
 
여기에 민주당 청원게시판인 '국민응답센터'에 지난달 28일 올라온 "대장동 건을 최초로 터뜨려 놓고 이 대표에게 사과도 안 하고 도망친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청원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6만4000건이 넘는 동의를 이끌어내며 계파 갈등의 현주소를 정확히 보여줬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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