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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정

SC제일銀 간판 이미 내리고 '최대 3년치 연봉' 명퇴 시작

2011-12-0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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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SC(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이 SC은행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본격적 행보에 나섰다.
 
'성과주의 문화' 정착을 강조하며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함은 물론 'SC은행'으로의 행명 변경 작업도 상당히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오늘 13일까지 최대 34개월에 달하는 특별퇴직금과 자녀 학자금, 창업지원금, 건강 검진비 등을 지급하는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또 은행 본점에는 이미 'SC제일은행'이라는 간판을 내렸다.
 
사측의 이런 행보에 대해 노조는 "기존 협약보다 더 좋은 조건의 자발적 명예퇴직에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어수선한 노조 선거기간을 틈타 시행하는 행명 변경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명예퇴직 · 행명 변경 '본격화'
 
우선 SC금융지주와 SC제일은행은 5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번 명예퇴직의 신청대상은 올해 12월30일 기준 만 35세 이상으로서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이며, 상무 이상의 고위 임원은 제외된다. 퇴직 예정일자는 오는 30일이다.
 
사측은 이번 명예퇴직에 대해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최고 수준의 특별 명예퇴직"이라고 밝혔다.
 
명예퇴직자들의 월 평균임금 기준 특별퇴직금은 직급이나 연령에 따라 최대 34개월 분에 달할 수 있다. 더불어 대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 최대 2명까지 최고 5600만원의 학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명예퇴직자 전원에게 창업지원금 400만원이 일괄 지급되고, 명예퇴직자 모두에게 건강검진비 180만원도 지급한다.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이 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해오고 있다"며 "이번 특별명예퇴직을 계기로 고객 중심주의와 성과주의 문화에 기반한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SC제일은행은 'SC은행'으로의 행명 변경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최근 서울 공평동 본사에 있던 'SC제일은행' 간판을 떼내고 'SC'만을 내세운 간판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건물에는 SC제일은행 뿐만 아니라 SC증권과 한국SC금융지주도 입주해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사명에서 '제일'을 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 영업점이나 전산시스템 사명도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SC은행'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 노조 "조건 좋은 자발적 명퇴 찬성"
 
SC제일은행은 이번 명예퇴직 실시 또한 성과주의 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SC제일은행은 "단체협상을 통해 성과주의 문화 정착에 부합하지 않는 상시 명예퇴직제도를 폐지하고자 하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만약 향후에 명예퇴직제도를 실시해야 할 경우에는 종전보다 한층 강화된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사측의 상설 명예퇴직 반대 입장에 대해 노조는 5년째 사측에서 되풀이하고 있는 의례적인 행위라고 꼬집었다.
 
김재율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상설 명예퇴직을 폐지하자는 입장이고 노조는 이에 대해 반대 한다"며 "지난 2008년에 사측이 저성과자들을 대상으로 면담과 이메일 등으로 사퇴를 종용했고 현재 모 부장은 성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퇴직금 문제로 불이익을 당해 소송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명예퇴직은 기존의 단체협약보다 조건이 좋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며 "사측이 성과를 이유로 명퇴를 종용하는 강박행위를 하지 말고 자발적 명퇴를 보장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행명 변경과 관련해서는 사측이 노조와 협의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에서 일방적으로 반대만 할 수 없어 고객들과 직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행명 변경을 결정하자고 사측과 지난 10월 말 협의했다"며 "그런데 사측은 노조위원장 선거로 노조가 어수선한 틈을 타 행명이 아니라 브랜딩 변경을 한다며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에 나왔어야 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밝히지도 않고 변칙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후보등록을 끝낸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 선거는 오는 16일에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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