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황민규

상승은 가파르고 하락은 완만한 집값..'버블'의 이유

OECD 통계로 볼 때 '바닥다지기'는 "아직 시기상조"

2012-02-06 15:51

조회수 : 2,30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에 '바닥 다지기'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지난 5년간의 통계자료를 분석했을 때 아직도 저점(2006년 1월) 대비 집값 상승률이 21% 이상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동산1번지, 한국조세연구원 등에 따르면, 특히 수도권 시장 침체를 이끌고 있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버블세븐 지역의 경우 부동산 급등기(2003년~2007년)에 올랐던 상승분이 하락분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노영훈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해 OECD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2012년 동안에는 반등·최저점에 도달하지 않는 국가 분류에 들어가있다"며 "지역적 차이를 떠나서 올해 최저점 찍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버블 세븐이 키워놓은 집값 21%, 지속적 침체에도 12% 수준
 
2006년은 뉴타운, 수도권 2기 신도시, 경기도 명품도시 등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에 힘입어 아파트값이 폭등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버블 세븐'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해였다.
 
이 시기에는 화성 동탄, 양주 옥정, 김포 한강, 파주 운정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계획이 발표됐고, 서울에서는 강남북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의 뉴타운사업이 대거 시동을 걸었다.
 
여기에 KTX역세권 개발과 평택 일대 개발 등으로 인한 보상금이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선사했다. 이에 유동자금이 넘쳐나기 시작하며 2006년 한 해에만 집값이 무려 13% 이상 급등했다.
 
이처럼 본격적으로 부동산 상승기에 돌입한 2006년과 고점을 찍고 대형 아파트를 위주로 점차 하향세에 접어든 2007년 1월을 현재 시점과 교차분석한 결과, 현재 전국 평균 아파트값은 아직도 저점대비 21% 이상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6일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월부터 현재까지 버블세븐 아파트 변동률(신규 멸실분 제외)은 평균 21.5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2007년 1월 이후 아파트값 변동률은 -9.74%에 불과했다.
 
1년 사이 14% 가까이 급등했던 아파트값은  이후 4년간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점진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저점대비 11.8%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 아파트값 변동률은 평균 21.4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구는 24.67%, 강동구는 17.53%, 서초구는 31.23%, 송파구는 10.6% 변동률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버블 세븐 지역 중에서는 특히 양천구(목동, 34.63%), 평촌(34.21%)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편 용인시는 10.04%, 분당구는 7.8%를 최하위를 기록했다.
 
◇가격급등 이후 가격조정 기능 부진..거래침체로 이어져
 
이처럼 아파트값은 상승국면에서는 급격히 상승하다 하락 국면에서는 장기적으로 경미한 하락세만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상승→침체→가격조정→반등'의 싸이클에서 가격조정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특유의 전세제도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부동산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은 특유의 전세제도 때문에 주택가격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며 "집주인은 주택구매의 레버리지로 전세제도를 활용하고, 집값이 하락했다고 해도 기존 전세에 대한 채무를 집주인이 갖고 있는 셈이기 때문에 하락률이 시장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영훈 연구위원은 "지금 거래량이 줄어들어 있는 상황인데 이 가격을 너무 믿으면 안된다"며 "가격이 충분하게 조정이 이뤄졌더라면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 더 많이 가격 조정이 이뤄졌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 황민규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