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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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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된 퇴근길

2024-07-05 16:06

조회수 :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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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밤 서울시청 앞에서 발생한 9명의 사망사고는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만큼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많은 이들이 한 번쯤은 지나쳤을 익숙한 장소에서 발생한 사건이기에, 그 충격은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30~50대 평범한 직장인들이었습니다. 승진을 축하하며 미래를 꿈꾸던 이들이었고, 하루의 고된 업무를 마치고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려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마지막 순간이 일상의 한 장면이었다는 사실은 이번 비극을 더욱 가슴 아프게 만듭니다.
 
사고 현장에는 국화꽃과 함께 직장인들이 자주 접하는 박카스, 커피, 소주병 등이 놓였습니다. 추모 편지도 많이 붙어 있었는데요. '어쩌면 퇴근 후 밥 한 끼 먹고 돌아가려던 그 길에서 운명을 달리한 아홉 분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긴 추모 편지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이번 사고로 '페달 블랙박스' 도입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습니다. 페달 블랙박스는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을 촬영해 운전자의 조작 여부를 증명하는 장비인데요. 급발진을 입증할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완성차 업체들과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조물책임법, 일명 '도현이법'도 재차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법은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제조사가 차량 결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하는 법안입니다. 현재는 급발진으로 인한 차량 결함 증명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어, 차량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가 급발진 원인을 증명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도현이법 관련 청원은 21대 국회에서 국민동의청원 5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로 넘어갔으나, 제대로 심사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습니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22대 국회에 다시 국민동의청원을 올렸고, 5일 현재 7만3100여 명의 동의를 얻어 정무위원회에 접수돼 심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대형사고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은 반드시 규명돼야 합니다. 우리는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사고를 막기 위한 기술적 도입뿐만 아니라 법적 제도 개선을 통해 안전한 퇴근길,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인도 돌진사고 현장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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