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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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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씁쓸한 복숭아

2024-06-26 10:23

조회수 :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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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복숭아를 먹었습니다. 동네 마트에서 꽤 저렴하게 팔고 있어서 장바구니에 넉넉히 담았습니다. 달콤하고 말랑한 복숭아는 네 살 아이도 한 개를 순식간에 먹어 치울 정도로 맛있었는데요. 이 달콤함을 즐기면서도 복숭아 가격도 사과처럼 언제 오를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씁쓸해졌습니다.
 
요즘 과일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사과는 말도 안 되게 비싸졌고, 토마토와 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제 퇴근길에 서울에 있는 한 대형 마트에 갔는데, 국내산 배 한 개가 8990원이더군요. 눈을 의심할 정도로 비싸서 가격표를 한참 쳐다봤습니다. 옆에 있던 머스크멜론 한 통(7990원)보다도 비싸더라고요.  
 
농산물 가격 폭등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됐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복잡한 유통 구조와 농가 고령화도 있지만, 주요 원인은 기후변화입니다. 이상기후로 농작물 생육 환경이 악화되면서 상당수 작물의 수확량이 많이 감소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여름이 되니 과일값이 더 걱정입니다. 과일 가격은 수확량과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요.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과일은 수분을 과도하게 흡수해 당도가 떨어지고 크기가 작아지는 등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여기에 폭염까지 더해지면 수급 불안정성이 커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는 거죠. 
 
이제는 과일 하나를 고르는 일상적인 행동에도 기후변화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우리의 밥상과 지갑을 위협하는 이 문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기업은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먹은 복숭아의 달콤함을 우리 아이들이 내일도, 내년에도 변함없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배가 진열돼 있다. (사진=오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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