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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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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과 벤처투자

2024-09-2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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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벤처투자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방안으로 퇴직연금이 거론됩니다. 거대한 퇴직연금의 포트폴리오로 벤처투자가 편입되면 투자자에겐 수익률을, 벤처투자 시장엔 마중물을 제공할 수 있단 주장입니다. 벤처투자 업계에선 이런 일석이조 효과를 위해 하루 빨리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2024 연금포럼'을 개최했습니다. 포럼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토론에선 "향후 가상자산이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로 추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단기적으론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가능하다는 답변에 이어 벤처투자가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로 들어가야 한다고 언급됐습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자산이 벤처투자 시장에 투자되는 것 자체가 거시 경제 측면에서도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 "벤처투자 시장은 가상자산에 비해서 훨씬 더 시장 자체가 정교화 돼 있고 업력을 인정 받은 시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8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5년 새 두 배 넘게 늘어나며 국민연금 3분의 1 규모로 확대됐는데요. 업계에선 이 중 일부라도 벤처투자 시장에 투입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행법 상으론 불가능합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퇴직연금 운용 방법은 예·적금, 보험, 상장사 지분증권(주식) 등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퇴직연금감독규정 9조에 '비상장 주식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어 법적으론 막혀있는 상황입니다. 
 
벤처투자는 '모험자본'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반면 노후를 책임지는 퇴직연금은 안전하게 운영하는 국민이 대부분입니다. 2분기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89.2%가 원리금보장형인 초저위험 상품에 들어가 있을 만큼 국민들은 안전성을 우선으로 꼽습니다. 벤처투자는 위험하단 인식을 깨기 위한 작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에선 퇴직연금이 벤처투자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영국은 지난해 7월 연기금 9곳이 2030년까지 퇴직연금 자산 5%를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최대 500억파운드(약 83조원)가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퇴직연금 401(k)도 지난해 기준 연금 자산 86%를 비상장 주식 등에 투자 중입니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퇴직연금 벤처펀드 출자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거대한 규모의 자금이 벤처투자 시장으로 들어서서 얼어붙은 생태계에 한 줄기 햇살로 작용한다면 국내 스타트업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높은 수익률까지 챙겨준다면 완벽한 결과일 텐데요. 정말 퇴직연금과 벤처투자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금투센터에서 '중구난방 사적연금 대수술이 필요하다' 주제로 열린 ‘2024 뉴스토마토 연금포럼’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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