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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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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중국 게임 때문에 열독할 줄이야

2024-09-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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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게임계에선 '서유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바로 중국 회사 게임 사이언스(Game Science)의 '검은 신화: 오공'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서유기 이후 이야기를 그리는데요. 손오공 사후, 그의 고향 화과산에 살던 원숭이 한 마리가 손오공을 환생시키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다룹니다.
 
짐작은 했지만, 제작진은 원작 서유기를 충실히 반영·재해석해 각종 요괴와 아이템을 만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27일 자 기사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등장인물의 생김새와 대화, 각종 아이템, 심지어 다음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에서도 서유기의 흔적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 때문에 원전을 모두 읽은 뒤에 게임을 진행하려고 밤마다 독서 삼매경에 빠지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서유기가 '날아라 슈퍼보드'만큼이나 재밌네요.
 
'검은 신화: 오공'을 즐기기 위해 읽고 있는 '서유기' 5권. (사진=이범종 기자)
 
지난해엔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데카르트의 '방법서설'과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탐독하게 했는데요. 저는 주인공의 위기 극복 과정을 섬세하게 변주하는 시나리오의 힘을 실감하며 한국 게임의 미래를 낙관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게임을 재밌게 즐기려고 중국 4대 고전에 손을 대다니.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학계에선 텐센트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거대 자본과 인력이 콘솔 시장에서도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한국 게임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합니다. 하지만 P의 거짓과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이미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남은 건 서유기보다 매력적인 세계관을 만들 '인문학적 상상력', 그리고 이를 게임의 재미로 빚어내는 '문해력'입니다. 개발자는 깊은 문해력으로 맛깔난 게임을 만들고, 게이머는 독서와 게임을 번갈아 하는 문화가 정착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문화를 뒷받침해 줄 고품질 콘솔 게임이 꾸준히 나와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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