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3일)은 '고독한 미식가'처럼 특별한 식사를 하러 합정에 왔습니다. 넷마블이 애니플러스와 함께 만든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콜라보 카페를 찾은 건데요. 이 카페는 이달 22일부터 10월6일까지 서울 합정점과 부산 서면점, 광주 충장로점, 대전 중앙로점 등 네 개 지점에서 운영됩니다. 서울과 부산에선 식음료 주문과 굿즈 구입을 할 수 있고, 광주와 대전에선 굿즈만 살 수 있습니다.
23일 찾은 합정역 나혼렙 카페. 손님이 나 말고 없었지만, 한참 뒤 너덧 명이 더 들어왔다. (사진=이범종 기자)
카페 메뉴는 세계관을 반영한 간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저는 '알리시아의 얼음마녀 소다'와 '화룡천상 화끈 프라이'를 주문했습니다. 얼음마녀 소다는 소다에 얼음 넣고 위에 아이스크림 한 덩이를 얹은 겁니다. 화룡천상 화끈 프라이는 감자튀김에 치즈와 할라피뇨를 얹은 건데, 이것 말곤 조각 케이크 밖에 없어서 시켰습니다.
그런데 주문을 마친 12시28분엔 32석 모두 비어있어서 정말 고독했습니다. 팬들이 포스트잇에 써서 벽에 붙이는 응원의 글도 열 한 장뿐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점심 시간이 지나거나 주말이 되어야 팬들이 몰려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페를 둘러보고 받아든 음식은 평범한 '단짠(달고 짠 맛)'이었습니다. 적당히 화끈한 감자튀김을 씹다가 달달하고 톡 쏘는 소다를 입에 머금으니 물 속성과 불 속성 공격이 상쇄되는 느낌이었죠.
나혼렙 카페에서 '알리시아의 얼음마녀 소다'와 '화룡천상 화끈 프라이'를 주문했다. 쟁반에 등장인물이 그려진 콜렉팅 카드 두 장이 올려져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하지만 영수증을 보니 '이 돈이면 밥을 사먹을 텐데'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소다 6500원은 그렇다 쳐도, 1만2000원이면 프라이 대신 햄버거 세트를 사먹을 수 있는 가격이니까요.
저는 영수증을 보며 왠지 모를 고독함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하지만 나혼렙의 팬이라면, 식사 후 음료 한 잔 하러 와볼 만한 카페인 건 분명합니다. 카페에서 음식을 시키면 등장인물이 그려진 '콜렉팅 카드'나 '투명 포토카드' 등을 기간에 따라 다르게 증정하니까요. 특히 굿즈 구매를 원한다면 트레이딩 카드와 장패드, 티셔츠 등 다양한 물건을 고를 수 있습니다.